원유 시장 美·이란 회담에 촉각…WTI는 다시 하락

입력 2026-02-06 10:16
수정 2026-02-06 10:19

미국과 이란이 6일 오만에서 회담을 갖기로 한 가운데 국제 유가가 3%가량 하락하며 전날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당 대비 1.85달러(2.84%) 하락한 배럴당 63.2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도 비슷한 하락률을 보였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1.85달러(2.84%) 내린 배럴당 67.55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유가는 하루 만에 3% 등락을 거듭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의 범위와 목표에 대한 기대치 차이가 불확실성을 지속시키고 있다”며 “이는 원유 가격에 변동성을 야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가는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주간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이 이란과의 갈등 해결을 위해 우선 대화를 택하며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동 지역 내 긴장이 일부 해소됐기 때문이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이란이 실질적으로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기 때문에 협상이 (원유) 공급 과잉 문제를 계속 가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이란 측의 요구대로 핵 협상 장소를 튀르키예에서 오만으로 옮겼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은 “이란과의 합의 여부에 회의적인 시각은 여전하다”며 “현재 시장은 낙관적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협상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회담은 양측이 입장차를 확인하는 탐색전에 불과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양국은 협상 의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핵 프로그램만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귀금속 매도세도 유가를 압박하고 있다. 이날 은은 18% 이상 하락했고, 금은 최대 3.5%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유는 일반적으로 안전자산과 반대로 움직이지만, 최근에는 여러 원자재를 동시에 묶은 상품에 자금 유입이 늘고, 달러 강세로 인해 해당 자산들이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3월 인도분 기준 아시아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아랍 라이트 원유 가격을 배럴당 30센트 인하해 지역 기준유와 동일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는 사우디의 공식 판매 가격으로는 2020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우디의 월간 원유 가격은 중동 다른 산유국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하 폭이 기존 예상치보다는 낮아 사우디가 여전히 자국 원유 수요에 확신을 갖고 있다고 해석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