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한국, 투자법안 고의 지연 아냐"…관세 우려 진화

입력 2026-02-06 09:20
수정 2026-02-06 09:30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이 미국의 한국에 대한 관세 재인상 움직임의 배경으로 거론된 대미투자특별법안 미처리 상황과 관련해 한국이 고의로 입법을 지연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

조 장관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미국 입국 첫날인 지난 3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담에서 이런 취지로 이해를 구했다고 전했다.

조 장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한미 관계가 나쁜 상황에 있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통상 관련 공약 이행과 관련해 미측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상황을 솔직히 공유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통상·투자 분야가 자신의 직접적인 소관은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통상 합의 이행 지연으로 인한 부정적 기류가 한미 관계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외교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우리 정부의 한미 합의 이행 의지는 확고하며, 일부러 법안 처리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통상 합의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과 내부 동향을 설명했다고 했다.

조 장관은 특히 루비오 장관에게 "(한미 정상 간 회담 결과로 만들어진) 공동 팩트시트는 문안 협의 당시부터 경제 분야와 안보 분야의 두 축으로 나눠서 협의가 이뤄져 왔다면서 이행 과정에서도 사안에 따라 이행 속도가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통상 측면의 이슈로 인해 안보 등 여타 분야 협력이 저해되어선 안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고 강조했다. 또 "원자력과 핵추진 잠수함, 조선 등 3가지 한미 협력 핵심 합의 사안이 충실히 협의가 이뤄지도록 미국의 관계 부처를 독려해달라고 루비오 장관에게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에 루비오 장관은 "한미 간 합의 이행 지연이 생기는 것은 미국 측도 원하지 않는다"고 공감했으며 "공동 팩트시트는 그 성격 및 절차상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주도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잘 챙겨보겠다"고 말했다고 조 장관은 전했다.

조 장관은 또 전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미국 주도의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한미 관세 합의 이행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했다. 그리어 대표는 관세 재인상이 초래할 수 있는 파장을 이해하면서도, 한국이 대미 전략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과 관련한 사안에서도 조속히 진전된 입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조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과의 대화에서 한국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분야에서 구체적인 진전을 만들어가자는 한미 간 공감대를 재확인했다고 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