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수익률 이제 그만'…퇴직연금 20년 만에 '대수술'

입력 2026-02-06 09:14
수정 2026-02-06 13:56

앞으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고 '퇴직급여 사외적립'도 의무화 된다.

고용노동부는 6일 서울 영등포구 켄싱턴 호텔에서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작년 10월 TF 발족 이후 3개월간 10차례에 걸친 치열한 이견 조율 끝에 도출됐다는 설명이다. 노사정 TF에는 고용노동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중소기업중앙회, 청년,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계약형' 일변도 탈피…'기금형' 도입이번 개편의 핵심은 가입자의 선택권을 넓히고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기금형 퇴직연금'의 활성화다. 기존에는 기업이 금융기관과 계약을 맺는 '계약형'이 주를 이뤘으나, 앞으로는 확정기여형(DC)에 기금형 모델이 도입된다.

새로운 모델로는 △금융기관이 별도 수탁법인을 세워 운영하는 '금융기관 개방형 기금' △여러 사용자가 공동 수탁법인을 설립하는 '연합형 기금'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푸른씨앗) 가입 대상을 300인 이하로 넓히는 '공공기관 개방형 기금' 등이 추진된다.

노사정은 "기존 계약형 제도와의 공존을 전제로 기금형을 병행 운영하는 방향"이라며 "다양한 유형의 기금형 퇴직연금을 활성화하여 사업장과 가입자의 선택권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금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수탁자 책임'이 법제화된다. 금융기관 개방형 기금의 경우 이사회 과반을 독립이사로 구성하고, 이 중 30% 이상(최소 2명)은 가입자가 추천한 인사를 포함하도록 해 가입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또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사회와 별도로 기금운용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기구를 운영한다. 기금운용전담기구는 노사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포함해 금융, 투자 등 기금운용 관련 분야 전문가 중심으로 한다.◆전 사업장 사외적립 의무화...'퇴직금' 역사 속으로근로자의 수급권 보호를 위해 모든 사업장의 퇴직급여 사외적립(퇴직연금 도입)도 의무화된다. 현재 퇴직금 제도를 유지하며 사내에 적립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금융기관에 의무적으로 예치하게 함으로써 기업 파산 시에도 퇴직금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영세·중소기업의 급격한 비용 부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실태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 시기를 결정하고,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정 지원 등 부담 완화 방안을 병행하기로 했다. 다만 사외적립이 의무화되더라도 중도인출이나 일시금 수령 등 근로자의 선택권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노사정은 1년 미만 근로자 등 사각지대 해소와 같은 남은 과제들에 대해서도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선언은 20여 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핵심 과제에 대해 처음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합의 사항이 제도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법률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