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발전사가 한국전력에 공급하는 전기 원가와 기업이 내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가격 차이가 지난해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하락해 전기 생산 원가는 낮아졌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은 급격히 올라서다. 이익이 급증한 한전이 석유화학 등 위기 업종에 한해 전기요금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5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한전이 민간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 오는 원가(정산단가)는 킬로와트시(㎾h)당 평균 125.45원이었다. 같은 기간 산업용 전기요금(판매 가격)은 ㎾h당 평균 181원으로, 원가와 판매 가격 차이는 ㎾h당 55.55원(44.3%)에 달했다. 원가와 판매가 차이는 2023년 15.48원이었다. 마진이 커지면서 2023년 4조54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한전은 지난해 15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 한전의 영업이익이 더 늘어나 18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와 LNG 가격이 하락해 전기 원가는 더 낮아졌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은 그대로일 가능성이 커서다.
한전은 발전사가 전력거래소에 납품한 전기를 정산단가에 사 와 기업에 판매한다. 정산단가는 원유, LNG, 석탄 등의 가격에 반영된 계통한계가격(SMP)을 고려해 산출한다. 지난해 SMP는 평균 114.83원이었다. 이는 2024년보다 14.6%, 2022년(196.65원)보다는 41.6% 하락한 수치다. 반면 2022년 119원이던 산업용 전기요금은 52.1% 급등했다.
한전에 파는 전기 가격은 내려갔지만, 고정비는 크게 변함이 없는 발전사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 E&S, 포스코인터내셔널, GS EPS 등 국내 민간발전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1조원(추정치)으로, 1년 전(1조4880억원)보다 30% 넘게 줄었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경직적인 전기요금을 석유화학과 철강 등 위기 업종에 한해 에너지 가격에 연동해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