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공권력 총동원 고물가 시정하라"…독과점 정조준

입력 2026-02-05 18:00
수정 2026-02-06 01:30

이재명 대통령은 5일 “독과점 상황을 악용해 국민에게 고물가를 강요하는 이런 현장의 문제는 국가 공권력을 총동원해 반드시 시정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검찰, 관계 행정 부처가 참여하는 물가 관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자 정부 차원의 ‘물가와의 전쟁’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밀값 상승은 담합 때문”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물가가 여전히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출도 좋아지고 주가도 오르고 이런 경제 지표들이 좋아지기는 하는데, 실생활과 밀접한 장바구니 물가가 불안정하면 국민 삶의 개선은 체감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회의가 국민 체감 정책을 주제로 열린 만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수산물(5.9%), 축산물(4.1%), 외식(2.9%), 가공식품(2.8%) 등 식품 관련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평균을 웃돌았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수입 비중이 높은 조기(21.0%), 고등어(11.7%), 바나나(15.9%)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이 대통령은 식품 물가 상승 원인으로 기업의 가격 담합과 복잡한 유통 구조를 지목하며, 이를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는 국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밀값이 몇십% 폭락해도 오히려 국내 밀값이 올랐다는 자료도 있다”며 “왜 그러겠느냐. 담합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과일도 그렇고 유통 구조가 이상하고, 축산물도 소값은 폭락하는 데 고기 값은 안 떨어진다”며 “왜 그러느냐. 국가 시스템의 문제”라고 말했다. ◇가격재결정명령 활용 주문이 대통령은 “특정 기간 집중적으로 물가 문제를 관리할 TF를 만들면 어떨까 검토해보라”며 “단기적으로 지금까지 안 쓴 새로운 방법을 발굴해 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공정위의) 가격조정명령제도가 있던데, 그것도 잘 활용하든지 해야겠다”고 했다. 가격조정명령제(가격재결정명령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가격 남용’ 행위를 했을 때 경쟁당국이 제재를 가하는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도 물가 대책을 논의하며 주병기 공정위원장에게 가격재결정명령 시행 가능성을 물었다.

이 대통령은 “(담합한 기업들이) 잠깐 사과하고 할인 행사하고 모른 척 넘어가고 이러던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게 끝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라”며 “이상한 시행령을 만들어 비켜가고, 집행 규칙을 만들어 완화하고 이러니까 위반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생리대 가격 완화, 최근 검찰의 밀가루·설탕값 담합 조사 결과를 공권력 투입에 따른 물가 안정 사례로 들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연 ‘대통령과학장학생·올림피아드 대표단 친수 및 간담회’에서 과학기술 인재 병역 문제에 대해 대체 복무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대 내 연구부대를 두는 것도 재밌겠다”고 제안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