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애리 이사장 "과학인재 부족, 경력단절 여성 과학인 복귀가 해법"

입력 2026-02-05 18:14
수정 2026-02-06 00:09
“경력단절 여성 과학자 16만8000명을 활용 못하는 건 국가적 손실입니다.”

이달 11일은 세계 여성과학기술인의 날이다. 과학 분야 성별 불평등을 해소하고, 과학계 진출을 위한 동등한 참여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2015년 유엔(UN)이 지정했다. 국내 여성 과학기술인 종합 지원 기관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을 이끄는 문애리 이사장(사진)은 5일 여성 과학기술인의 경력 복귀가 국내 과학기술 인재 부족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ISET이 지난해 발간한 ‘남녀 과학기술인력 현황’에 따르면 출산과 육아 등을 이유로 현장을 떠난 여성 과학기술인은 약 16만8108명이다. 이들 다수는 다시 연구와 산업 현장으로 돌아가길 원하지만 복귀 문턱은 여전히 높다.

문 이사장은 “여성 과학기술인의 경력 단절은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미 양성한 인재를 활용하지 못하는 구조의 문제이자 국가 경쟁력의 손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의식은 문 이사장의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했다. 서울대 약대를 과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유학까지 마친 그는 1989년 귀국 후 교수 임용 과정에서 연거푸 탈락했다. 같은 시기 귀국한 남성 동료들이 여러 대학에서 러브콜을 받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 사회의 여성 지위는 국제 비교에서도 여전히 낮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과학기술계에선 상황이 더 심각하다. 국내 여성 과학기술인 비율은 22.2%로 OECD 평균(35.6%)에 한참 못미친다. 문 이사장은 “특히 30~40대에 경력 단절이 집중되는 ‘M자형 곡선’이 뚜렷하다”며 “결혼과 출산, 육아가 겹치는 시기에 연구를 지속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WISET 이사장 취임 이후 ‘여성만 모여 논의하는 구조’부터 바꾸는데 주력했다. 자문위원회의 남성 비율을 50% 가까이 끌어올렸고 위원장도 남성으로 선임했다. 여성 과학기술인 문제를 특정 집단의 이슈가 아닌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시키려는 취지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