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지난해 전년 대비 27.2% 늘어난 132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방위적 경기 하락에 따른 광고시장 침체에 허덕였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 수익성을 대폭 개선하며 ‘V자 회복’에 성공했다. 해외 서비스를 시작한 티빙과 K팝 팬덤 플랫폼 포지셔닝 전략이 주효한 엠넷플러스 등 주요 플랫폼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다.
CJ ENM은 지난해 연결기준 5조1345억원의 매출액과 132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7.2%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6% 줄어든 1조4378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09.8% 늘어난 860억원을 신고했다.
미디어플랫폼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조341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투자 결실이 이제서야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광고 트렌드가 TV에서 디지털로 옮겨가는 추세인 가운데 디지털매체인 티빙과 웨이브를 보유한 시너지가 나고 있다는 것. 지난해 4분기의 경우 TV광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4% 감소한 반면, ‘친애하는 X’, ‘환승연애4’ 등 오리지널 콘텐츠가 흥행한 티빙의 광고매출은 108.8%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HBO 맥스, 디즈니플러스의 브랜드관 형태로 동남아와 일본시장에 진출한 것도 영업손실을 줄이는 효과를 냈다. 실제로 티빙은 지난해 4분기 41억원의 분기 기준 최소 손실을 기록했다. 주력 콘텐츠인 한국프로야구(KBO) 중계가 없었는데도 해외판매로 영업손실을 줄였다는 게 CJ ENM의 설명이다. 김준엽 회사 글로벌담당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브랜드관 매출이 티빙 제작비 상당부분을 리쿱(콘텐츠 제작비 대비 수익 회수)할 수 있는 규모”라고 했다.
CJ ENM은 올해도 드라마·예능 등 10~20편을 해외 브랜드관에 공급하는 등 글로벌 매출원을 확대하고 TV와 디지털 연계 광고상품을 마련해 광고시장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티빙 관계자는 “탑라인 성장을 위한 투자요인이 존재하긴 해도, 올해 일부 분기에선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드라마 부문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5% 줄어든 1조4573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제작사 피프스시즌의 주요 시리즈인 ‘세브란스: 단절’이 2024년 크게 흥행하며 매출규모를 키워놓은 점이 따른 기저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CJ ENM은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일본판이 지난해 구글 일본 ‘올해의 검색어’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해외 합작 드라마 사례로 평가받고,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25 최고의 K드라마’ 10편 중 5편에 CJ ENM 콘텐츠가 이름을 올리는 등 유통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음악 부문은 전년 대비 16.4% 증가한 8176억원의 연간 매출액을 기록했다. 마마 어워즈(MAMA AWARDS) 등 컨벤션 라이브 사업이 흥행하고, K팝 플랫폼인 엠넷플러스가 가속 성장한 결과다. 글로벌 250여개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엠넷플러스는 지난해 말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같은 해 연초 대비 약 470% 증가하며 K팝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수익화 모델로 주목 받는다.
커머스 부문은 연간 매출 1조5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유인나의 ‘겟잇뷰티’, 박세리의 ‘큰쏜언니 BIG세리’ 등 모바일 콘텐츠 IP 경쟁력 강화와 KBO 팬덤 커머스 확장 등으로 라이브 커머스 거래액이 전년 대비 66% 증가하는 등 고성장세를 보였다.
CJ ENM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성장 축으로 ‘IP 홀더로의 진화’를 제시했다. 단순히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넘어 IP를 직접 보유하고, 장기수익화한다는 것이다. 올해 CJ ENM은 영화 ‘국제시장2’,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3’ 등을 선보인다. 또 글로벌 히트IP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뮤지컬로 선보이며 글로벌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티빙의 해외진출을 확대한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