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과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거액을 주고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씨와 김 전 의원에게 각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명씨의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명씨와 김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각각 징역 5년을, 명씨의 증거은닉 교사 혐의로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명씨가 제21대 국회의원 보궐선거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의 공천에 영향을 미쳤고, 그 대가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김 전 의원으로부터 세비(歲費)의 절반인 약 8070만원을 16회에 걸쳐 받았다고 기소했다.
재판부는 명씨와 김 전 의원이 주고받은 돈이 정치자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총괄본부장으로 당협 사무소에 출근해 근무한 사실이 인정되고, 세비 절반 지급 시기와 근무 시작 시점이 일치한다"며 일부는 급여로, 일부는 채무 변제금으로 판단했다.
특히 "명씨와 김 전 의원 사이에 공천 대가에 관한 어떤 약속을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불법적인 금품이라면 세비 절반을 매월 계좌로 이체하고 제3자를 통해 전달하는 행태를 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정치활동을 위하여' 제공돼야 하는데, 이 돈은 명씨의 생활비 등으로 사용됐으므로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명씨와 김 전 의원, 명씨의 지인 C씨가 공모해 2022년 지방선거 공천을 미끼로 자동차 대리점 대표 등으로부터 총 2억4000만원을 받았다고 기소했다. 재판부는 "이 돈은 C씨가 운영하던 연구소에 대한 대여금"이라며 "김 전 의원과 명씨에게 귀속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두 사람 모두 객관적으로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명씨가 수사 과정에서 처남에게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