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눈앞…금리 쇼크에 기업 ‘비명’

입력 2026-02-05 16:13
이 기사는 02월 05일 16: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기업과 투자자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고채 10년 만기 금리가 연 4%대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하반기로 미루는 등 전반적인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712%로 지난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거래됐다.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와 관련해 동결을 넘어 2회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실적 전망이 개선돼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진 데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으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들의 가장 저렴한 조달 창구인 회사채 발행에도 비상이 걸렸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초 대비 0.2%포인트 이상 상승하면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최근 개별 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금리) 대비 낮게 발행하는 ‘언더 발행’ 폭이 축소되는 추세다. 연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AA) 등은 민평금리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언더 발행’ 됐으나 최근에는 그 폭이 줄었다. 지난 4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SK브로드밴드() 5년물은 오히려 +0.03%포인트 ‘오버 발행’됐다.

재무부담이 있는 기업은 수요예측과 발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 경기 둔화에 영향을 받는 KCC글라스는 지난 3일 수요예측에서 0.25%포인트 ‘오버 발행’되기도 했다. 향후 예정된 SK인천석유화학 등도 이런 이유로 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캡티브 물량을 제외하면 사실상 ‘오버 발행’되는 국면”이라며 “일부 기업에서는 회사채 발행을 하반기로 미루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1~3월 기관투자가의 자금 집행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연초효과’로 연간 회사채 발행량의 절반이 집중되는 시기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연초부터 금리가 이처럼 가파르게 오르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상단을 시험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이 없다면 국고채 10년 만기 금리가 연 4%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저금리를 전제하고 수립해둔 비즈니스 모델 및 자금 운용 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조달 방식도 회사채 중심에서 벗어나 주식(에쿼티)을 활용한 전환사채(CB) 유상증자 등 금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구조화 금융으로 전환하는 것이 불가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