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천피(코스피지수 5000) 달성 후 초점을 '삼천스닥(코스닥지수 3000)'으로 돌리면서 투자자들 역시 코스닥 시장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닥은 코스피와 달리 지수 전체보다 업종과 종목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더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일 "코스피는 반도체 중심의 이익 상향 조정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지만 코스닥은 업종별 펀더멘털(이익체력) 격차가 크기 때문에 지수로 접근하기보다는 개별 업종과 종목의 성과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지수는 36.5% 오르며 강한 반등장을 연출했으나, 75.6% 뛴 코스피지수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가 15.9% 오른 반면 코스닥은 22.5% 상승하면서 코스피 수익률을 웃돌았다.
다만 펀더멘털은 코스피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코스닥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8.7배로 과거 5년 평균 대비 56.1% 높은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 연초부터 지수가 강하게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과거 평균에 비해 크게 확대된 셈이다.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로도 고평가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코스닥 12개월 선행 PER은 코스피 평균 대비 65.6%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왔으나 현재는 159.1%까지 확대된 상태다. 코스피 대비 실적에 대한 반영 없이 과도한 기대감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좀비기업'(영업활동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부실·한계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코스닥 살리기의 해법으로 제시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X'(옛 트위터)에 "증권거래소는 일종의 백화점"이라며 "상품 가치가 없는 썩은 상품, 가짜 상품이 많으면 누가 가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소매치기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여당이 코스닥 시장 제고 방안을 '부양'보다 '건전성 확보'에 먼저 초점을 두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은 지수 추종보다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과 실적 개선 방향, 밸류에이션 위치를 기준으로 한 선별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이에 따른 종목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가 ROE 개선 여부와 밸류에이션 등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비중 확대'는 △코스닥 반도체, '선별 접근'은 △코스닥 제약/바이오, 코스닥 정보기술(IT)하드웨어, '비중 축소'는 △코스닥 IT가전, 코스닥 기계가 꼽혔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