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역할이 바뀌면, 돈의 의미도 바뀐다

입력 2026-02-05 17:34
수정 2026-02-05 17:35
오랫동안 엄마의 역할은 육아와 가정 살림이었다. 돈을 벌거나 재테크를 하는 것은 아빠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런 올드한 공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엄마든 아빠든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시대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서점가에도 변화한 시대상을 반영한 책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출간돼 엄마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인생과 돈의 본질(人生とお金の本質)> 역시 그런 책들 가운데 하나다.


<인생과 돈의 본질>이란 제목 앞에는 ‘자유를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외국 자본계 금융마마가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이란 긴 부제가 적혀 있다. 자신을 ‘금융마마’로 소개하는 가와무라 마키코(河村?木子)는 총회원 수 2만 3천여 명의 온라인 금융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학습 커뮤니티 ‘금융경제 아카데미’를 개설하며, 도쿄 중심부에서 럭셔리 스파와 라운지를 결합한 시설을 운영하는 등, 부와 성공을 성취한 대표적인 금융 전문가다. 저자는 책을 통해 ‘금융 리터러시’를 강조하면서, 돈에 쫓기지 않고 자유로운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해 전한다. 자녀를 둔 부모는 물론이고,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학생, 그리고 돈에 대한 불안과 고민으로 잠 못 이루는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주제를 쉽고 흥미롭게 다루고 있다.

돈은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준다. “나는 딸이 ‘사실 이게 더 좋은데 비싸니까 그만두자’가 아니라, ‘이게 좋아서 이걸로 할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길 바란다.” 싱글맘인 저자는 자신의 딸을 가르치는 진심을 담아 책을 썼다고 고백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인생을 설계하고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으려면, 돈에 대한 감각과 철학, 자본주의의 규칙, 그리고 글로벌 금융 시장에 대한 이해 등, ‘금융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전하면서,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인생을 살 수 있으려면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 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위해서는 돈 걱정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을 모으는 법’보다 ‘돈을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대목도 인상 깊다. 오랜 기간 특히 일본에서는 ‘돈은 모으고 저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갈 미래세대라면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돈을 써야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 돈을 모으는 시기가 필요하지만 계속 그 시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 계속해서 돈을 모으기만 하면 돈은 늘지 않고, 돈이 늘어도 쓰지 않으면, 돈은 일하지 않는다. 돈이 스스로 일하게 하려면 ‘모으고, 늘리고, 쓰는’ 3종 세트가 필요하다.

책에는 돈을 쓰는 3가지 단계가 소개되는데, 첫 번째가 ‘틀을 정해라’다. 틀을 정하는 것(예산 수립)은 돈을 쓰는 데 있어 신중함과 진지함을 일깨워준다. 두 번째 단계는 ‘갖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하라’다. 돈을 쓰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소비 전에 멈춰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소비인지 투자인지 구별하라’가 세 번째 단계다. 돈에 대한 가치관을 분명히 하고, 자신의 성장을 위해 돈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렇게 책에는 돈을 벌고 쓰는 데 있어 풍부한 경험을 한 금융마마의 속 깊은 잔소리가 이어진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