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대장동 이어 위례비리까지 잇따라 항소 포기

입력 2026-02-04 22:49
수정 2026-02-04 23:48
검찰이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기소된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검찰이 유독 항소를 자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4일 “위례 개발 비리 사건에 대해 법리 검토 결과와 항소 인용 가능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 변호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등은 무죄가 확정됐다. 항소 시한은 이날까지였다.

위례 개발 특혜 사건은 2013년 7월 유 전 본부장 등이 위례신도시 A2-8블록 사업과 관련한 내부 정보를 공유해 위례자산관리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지난 1월 28일 이춘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단독 부장판사는 부패방지권익위법(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 전 본부장 등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민간업자들이 확보한 내부 정보가 이해충돌방지법상 ‘비밀’에 해당하지만 이를 통해 취득한 것은 사업자 지위일 뿐 공소사실에 적시된 ‘배당이익’과는 직접적 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건은 유 전 본부장이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추진된 사업에 관여했다는 점에서 ‘대장동 닮은꼴’ 사건으로 불려왔다. 대장동 사건도 작년 10월 1심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의 배임 혐의는 일부 유죄가 인정됐으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대장동 1심 판결 직후 “항소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항소를 포기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일선 수사팀의 항소 의견을 대검찰청 지휘부가 묵살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당시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과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 등 고위 간부가 잇달아 사퇴했다.

위례 사건에서도 후폭풍을 고려해 검찰 내부에서 항소 여부를 두고 장시간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법리와 항소 실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검과 중앙지검이 숙의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인사 개입 의혹 사건에서도 1심 무죄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사건 역시 1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 일부 피고인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