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스낵’처럼 가볍게 즐기는 시대가 왔다. 콘텐츠 소비 호흡이 짧아지면서 15초 릴스나 쇼츠에 익숙해진 대중을 겨냥해, 글로벌 웹툰 플랫폼 레진이 숏드라마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키다리스튜디오의 레진엔터테인먼트(이하 레진)는 4일 한국·미국·일본 3개국에 신규 숏드라마 플랫폼 ‘레진스낵(Lezhin Snack)’의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레진스낵의 핵심은 ‘질적 차별화’다. 이미 전 세계 7,000만 명을 사로잡은 원천 IP에 대한민국 감독들의 감각적인 연출을 더해,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 ‘K-숏드라마’의 기준을 제시할 전망이다.
숏드라마 시장은 이미 황금알을 낳는 거대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북미 앱 매출은 분기당 5,000억 원에 육박하며, 중국 시장은 2024년 말 기준 이미 10조 원(500억 위안) 규모를 돌파했다는 분석이다.
◆이준익·이병헌 감독 참여 "숏드라마, 퀄리티로 승부"
'숏드라마는 가볍기만 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화려한 제작진이 등판했다. 천만 감독 이준익(<왕의 남자>)과 코믹 서사의 대가 이병헌(<극한직업>) 감독이 직접 제작에 참여해 몰입감을 높였다.
특히 이병헌 감독의 오리지널 작품 <애 아빠는 남사친>과 레진코믹스 부동의 1위 IP를 영상화한 <남고소년>은 런칭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검증된 웹툰 스토리에 영화적 연출력을 더해, 지하철 이동 중이나 점심시간 5분이면 충분히 고퀄리티 서사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글로벌 유저 7천만 명… 한·미·일 ‘동시 오픈’
레진의 이번 행보는 철저한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다. 이미 북미와 일본에서 탄탄한 유저층과 수익성을 검증받았기 때문. 2015년 런칭한 ‘레진US’는 누적 가입자 2,400만 명을 보유한 핵심 플랫폼으로 성장했으며, 지난해(2025년)에는 전년 대비 40%의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본 시장 성과도 독보적이다. 누적 가입자 300만 명의 ‘레진JP’와 여성향 특화 플랫폼 ‘벨툰(Beltoon) JP(누적 100만 명)’가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레진은 이 거대한 팬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 독자들이 열광할 '흥행 공식'을 숏드라마에 그대로 이식한다는 전략이다.
◆웹툰 보고, 드라마 보고… ‘레진 생태계’무한 확장
레진스낵은 단순한 영상 서비스를 넘어 ‘IP 밸류체인’의 핵심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인기를 얻은 작품을 다시 웹툰화하거나 애니메이션, 게임으로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 제작 기간(리드타임)이 짧은 숏드라마의 특성을 활용해 시장성을 즉각 확인하고, 이를 중대형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포부다.
레진 관계자는 "레진스낵은 원천 IP의 가치를 무한히 확장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즐거움을 선사해 글로벌 IP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콘텐츠 용어]
-숏드라마 (Short-drama): 회당 1~2분 내외의 초단기 드라마. 모바일 세로 화면에 최적화된 빠른 전개와 반전이 특징이다.
-IP (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웹툰·소설 등 원천 콘텐츠의 저작권. 영화, 게임, 굿즈 등 2차 창작의 뿌리가 된다.
-IP 밸류체인 (Value Chain): 하나의 IP를 기획부터 제작, 유통, 추가 창작까지 연결해 가치를 극대화하는 사슬을 말한다.
-리드타임 (Lead Time): 기획부터 완성까지 걸리는 시간. 숏드라마는 제작 기간이 짧아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BL·GL·HL: 장르 구분을 뜻하며 각각 남성 간(BL), 여성 간(GL), 남녀 간(HL)의 로맨스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