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엘리베이터가 쾅"… 송영길, 후각 신경 끊어진 '그날' [건강!톡]

입력 2026-02-04 14:56
수정 2026-02-04 15:22


개그맨 송영길이 후각 장애를 털어놓으면서 후천적 장애에 이목이 쏠린다.

송영길은 3일 동료 개그우먼 고은영, 김영희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니맘내맘'에 출연해 "후각 장애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고등학교 때 겪은 사고로 냄새를 맡을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김영희는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만 영길이는 덩치도 있고 여름엔 땀도 많은 편"이라면서도 "그런데 항상 우유 비누 같은 좋은 냄새가 났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향기 좋은 사람이 지나가면 한 번쯤 뒤돌아보게 되는데 돌아보면 늘 영길씨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고은영이 "안 좋은 냄새가 날 것 같다는 오해를 받지는 않느냐"고 묻자 송영길은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자신이 유독 향 관리에 신경 쓰는 이유로 "후각 장애가 있어 내 몸에서 어떤 냄새가 나는지 전혀 모른다. 그래서 아침, 저녁으로 잘 씻는다"고 했다.

송영길은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때 취업을 나갔다. 거기가 엘리베이터 설치하는 곳이었다"며 "일손이 부족해 사수 한 명과 실습생이 나를 부사수로 데리고 갔고, 작업 중 사수가 엘리베이터를 내려 얼굴 한쪽이 크게 다쳤다. 그 이후로 후각 신경이 아예 끊어졌다"고 후각을 잃게 된 이유를 소개했다.

이에 김영희는 "그래서 영길이가 맛도 잘 못 느낀다"고 했다.

후천적 후각 장애는 선천적인 결함 없이 살아가면서 다양한 외부 요인에 의해 냄새를 맡는 능력이 저하되거나 상실되는 질환이다. 구체적인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국내 후각 장애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약 4~5% 내외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병 후 대표적인 증상과 후유증이 후각 상실로 알려지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가 이뤄지는 추세다.

송영길과 같은 후천적 후각 장애의 원인은 크게 '전도성'과 '신경성'으로 나뉜다. 감기 및 바이러스가 후각 세포를 파괴하거나 염증을 일으켜 신경을 손상시키거나 축농증 및 비인두 질환이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송영길과 같이 사고로 머리에 충격이 가해질 때 두개골 기저부의 미세한 구멍을 통과하는 후각 신경 줄기가 끊어지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외상 직후보다 시간이 흐른 후 장애를 인지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각 장애는 단순히 냄새를 못 맡는 것 외에도 실제 냄새와 다르게 왜곡돼 느껴지는 이상 후각, 주변에 아무런 냄새 원인이 없는데도 불쾌한 냄새가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환후감 등의 증상으로도 나타난다. 김영희가 송영길에 대해 증언한 것과 같이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대표 증상 중 하나다. 음식의 맛은 후각과 미각의 결합으로 느껴지는데 후각이 마비되면서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후각은 신체의 5대 감각 중 하나이지만, 국내 장애인복지법상 후각장애만으로는 별도의 장애등급을 받기 어렵다. 그렇지만 원인에 따라 약물 치료나 수술이 가능하며, 2009년부터 후각 신경 재생을 위한 후각 재활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원인에 따라 치료 가능 여부가 갈리지만 최근에는 신경 재생을 돕는 재활 치료가 활발히 권장된다. 약물 치료의 경우 비염이나 물혹이 원인인 경우 스테로이드 제제나 수술을 통해 통로를 확보하면 극적으로 호전된다. 후각 세포 재생에 관여하는 아연이나 비타민 B12 처방이 병행되기도 한다.

또한 레몬, 장미, 유칼립투스, 정향 등 4가지 이상의 강한 향을 하루 2번, 10~20초씩 꾸준히 맡는 훈련이 신경 재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