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파격할인에도 기아가 앞질러…"더 싸게" 전략 통했다

입력 2026-02-04 14:24
수정 2026-02-04 14:25

기아가 지난달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동월 기준 역대 최다 전기차 판매 기록을 세웠다. 국내에서 공격적으로 판매량을 늘리는 테슬라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춰 연초부터 선제 대응한 게 효과를 봤단 분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올 1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3628대를 판매했다. 역대 1월 기준 최다 전기차 판매다. 같은 기간 테슬라(1966대)보다 약 1600대 앞섰다. 중국 비야디(BYD·1347대)보다도 약 2000대 이상 앞선 수치다.

테슬라가 지난해 12월 말 국내 볼륨 모델인 중국산 모델3 퍼포먼스 AWD를 최대 940만원까지 파격 할인하며 전기차 브랜드 간 가격 경쟁력이 본격화했다. BYD를 비롯한 중국 브랜드의 저가 전기차 전략도 거셌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가 연초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5 롱레인지와 EV6의 가격을 각각 280만원, 300만원 낮추고 EV5 스탠다드 모델을 추가하며 가격 접근성을 높인 게 소비자들의 구매 전환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례로 EV5 스탠다드는 가격을 낮춘 덕에 전기차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가가 3400만원대로 형성됐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Y, BYD 씨라이언7 등과 비교해도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한 셈이다. 테슬라 모델Y는 4999만원, 씨라이언7은 4000만원대 초반에 판매되고 있다. 전기차 구매 시 가장 부담되는 초기 비용이 낮아지며 그동안 관망하던 수요가 실구매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기아 볼륨 모델의 연식 변경으로 인한 상품성 강화에도 가격을 동결한 점이 경쟁력 확보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기아는 EV3·EV4·EV9의 안전·편의 사양을 보강하면서도 가격을 동결해 소비자 선택 폭을 넓혔다.

기아는 전기차 라인업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V5 스탠다드 모델과 함께 EV3·EV4·EV9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했으며 EV9에는 신규 엔트리 트림인 '라이트'를 추가해 대형 전기 SUV의 진입 가격을 낮췄다. 또한 EV3·EV4·EV5의 고성능 GT 라인업을 예고하며 다양한 수요층을 겨냥한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

기아 관계자는 "1월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라인업과 서비스 지원을 바탕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며 "스탠다드부터 고성능 GT까지 선택 폭을 넓혀 연간 실적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