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도쿄로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 인구 유입이 계속된 도쿄 중심 23구의 아파트 매매가와 임대료가 크게 오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얘기했지만, 이젠 옛말이 됐다는 지적이다.
일본 총무성이 3일 발표한 ‘2025년 인구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의 전입 초과 인구(전입자-전출자)가 4년 만에 줄었다. 지난해 도쿄 전입자에서 전출자를 뺀 전입 초과는 6만5219명이었다. 2024년보다 1만4066명 감소했다. 특히 23구의 전입 초과는 3만9197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607명 급감했다.
도쿄로 인구 유입이 둔화한 배경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있다. 특히 23구의 아파트 가격과 임대료는 상승 폭이 크다. 부동산 정보 업체 앳홈에 따르면 30㎡ 이하 1인 가구용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지난 1년간 1만엔 이상 올라 작년 12월 기준 10만6854엔을 기록했다. 집계를 시작한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다.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3구의 신축 분양 아파트도 지난해 평균 가격이 전년 대비 21.8% 상승해 1억3613만엔을 기록했다. 23구의 상승률은 도쿄(13.7%)를 비롯해 인근 3개 현인 가나가와(11.4%), 사이타마(15.8%), 지바(2.7%)를 크게 웃돈다.
나카가와 마사유키 일본대 교수는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도심으로 이주하던 일정 소득 이상 젊은 층의 유입이 줄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특히 대학생이나 신입 사원 유입이 많은 3~4월을 제외한 시기에 전입 초과가 두드러지게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은 전년 대비 691명 증가한 2만2427명, 가나가와현은 1089명 늘어난 2만8052명으로 도쿄와 달리 인구 유입이 가속했다. 나카가와 교수는 “도쿄 교외 도시들이 수용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도쿄 인구 유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타야마 요시히로 다이쇼대 특임교수는 “일하는 세대가 도쿄를 기피하기 시작할 뿐만 아니라 고령층은 비용이 많이 드는 도쿄에 있을 메리트가 없어졌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말했다. 지방에서 상경하는 젊은 층도 저출생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