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해놓고 "또 해볼까?"…재투표 시도한 유권자 결국

입력 2026-02-04 11:24
수정 2026-02-04 11:28

작년 대통령 선거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같은 날 중복투표를 시도한 유권자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중복투표가 가능한지를 확인하고 싶다는 막연한 의심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형사2부(재판장 김성환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투표소 출입제한을 위반하고 사위(사칭·위조)투표를 시도한 혐의로 지난해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작년 5월 29일 오전 경남 김해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다. 같은 날 오후 그는 경남 창원의 사전투표소에 들어가 여권을 제시하며 재투표를 시도했다. 투표사무원이 A씨의 신분과 사전투표 이력을 확인한 뒤 "김해 사전투표소를 방문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A씨는 운전면허증을 다시 꺼내 보이며 "사전투표를 하지 않았고 김해 사전투표소에도 가지 않았다"고 거짓말했다.

A씨는 이후 경찰에 넘겨졌고,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공직선거법상 투표소에는 선거인과 투표참관인, 투표관리관, 투표사무원 및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을 제외하고는 출입할 수 없다. 이미 사전투표를 마친 A씨는 선거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원은 A씨가 허위 진술을 통해 투표를 시도한 점을 중대하게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투표사무원이 투표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음에도 적극적으로 사위투표를 시도했다"며 "이는 선거관리의 효율성을 해치고 민주주의 선거의 핵심 원칙인 '1인 1표' 원칙 실현에 지장을 초래하는 만큼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대선에서 중복투표가 가능한지에 대해 막연한 의심을 품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사전투표소를 다시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2022년에도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법원은 "별다른 사유 없이 국가 행정력을 낭비한 전력이 있다"고도 비판했다.

다만 법원은 A씨가 법정에 자필 반성문을 제출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 실제로 A씨가 두 번째 투표를 하지 않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도 고려됐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