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ETF 시장의 자금과 인력을 빨아들이는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시장을 웃도는 수익률로 개인과 기관의 투자 자금이 쏠리자 새로운 운용사들이 속속 가세하고 기존 운용사는 조직을 확충하는 등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S자산운용은 액티브 ETF 출시를 위해 최근 주요 운용사 출신 ETF 핵심 인력을 영입했다. 그간 사모펀드 운용에 주력해왔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ETF 시장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사모 헤지펀드에서 액티브 ETF로 업역을 넓힌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성공 사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플레이어도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주식운용부문 리서치본부 산하에 액티브 ETF 전담팀을 신설했다. 주식형 펀드의 강자로 꼽히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역시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액티브 ETF 역량 확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액티브 ETF 1위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지난달 ETF 브랜드를 '타임(TIME)'으로 바꾸고 개인투자자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있다. 국내 상장 액티브 ETF의 순자산은 전날 기준 95조9326억원으로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작년 초 54조원 수준이던 규모가 1년여 만에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올해 신규 상장된 ETF 12개 가운데 절반이 액티브 ETF일 정도로 시장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액티브 ETF 수요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수익률이다. 운용역이 시장 흐름에 따라 종목과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면서 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코스피 지수를 따르는 ETF 중 올해 수익률 1위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코스피액티브’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27.41%에 달한다. 코스피50·100·200 등을 추종하는 패시브 ETF를 모두 제쳤다. SK하이닉스·현대차를 코스피 시총 비중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편입하는 등 주도주에 적극적으로 베팅한 전략이 주효했다. 여기에 레인보우로보틱스·로보티즈 등 코스닥시장 상장 로봇주까지 담으며 수익률을 극대화했다.
이에 자금 유입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과 수익을 노리는 개인과 기관투자가 자금이 액티브 ETF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장기 개인 자금 유입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액티브 ETF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액티브 ETF는 기초지수와 상관계수가 최소 0.7이어야 하는데, 이 제약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처럼 지수 연동 요건이 없는 '완전한 액티브 ETF'가 허용될 경우 운용역의 재량에 따라 상품 간 수익률 차별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