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론에 힘 실은 '원조 친명' 김영진…"많이 가진 사람들이 조금은 양보해야"

입력 2026-02-04 11:14
수정 2026-02-04 11:18

원조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합당이란 대의를 위해 부분적으로 많이 가진 사람들이 양보하고 여유를 보여야 한다"고 4일 주장했다. 지방선거 전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통합되면 광역, 기초의회 자릿수 일부를 혁신당에 떼어줘야 한다는 당내 우려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청래 당 대표가 주도하는 혁신당과의 합당과 관련해 "지방선거 전에 하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국혁신당도 능력 있는 후보를 엄정하게 검증하겠다고 하는 큰 방향에서 민주당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건설적인 경선을 하게 되면 좋은 후보들이 추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선 합당이 이뤄지면 조국혁신당이 지방선거 등 실무 차원에서 '지분'을 요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민주당 기존 정치인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합당과 통합의 과정에서는 부분적으로 많이 가진 사람들이 조금은 양보하고 여유를 보여야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과 혁신당의 관계를 '음수사원'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조국혁신당은) 지난 탄핵 이후 대선 국면에서 함께 우물을 파고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뛰었던 사람들"이라며 "물을 마실 때도 같이 마셔야지, 나만 마시겠다고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주 정부 수립 과정에서 양당이 협력해 온 만큼 성과를 나누는 데도 대승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다만 혁신당에 지분을 어느 정도 부여해야 하는지를 두고선 "아직은 논의를 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지분을 조국혁신당에 줘야 된다는 해석으로 들린다'는 진행자의 발언에 "지금은 합당에 대한 총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 지분이나 무엇을 준다 이런 것 자체는 현재는 성립되지 않는 상황이고 논의를 잘 진행해 나가면 저는 대승적으로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친명계 일각에선 합당 논의를 중단하거나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친명계가 합당에 반대하고 있는 구도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질문에 김 의원은 "해석은 자유이기 때문에 각 의원이 처한 정치적 유불리와 상황 인식의 차이에서 나오는 판단일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합당을 추진하기 위한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는 "최고위원회,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 의결로 가기 전에 전체 의원총회와 초·재선 간담회, 지방선거 실무 책임자인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전체 지역위원장 회의 등을 거칠 수 있다"며 "지도부와 당원 간 공청회와 토론회까지 충분히 진행한다면 한 달 정도면 숙의의 과정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