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가 공개한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문건, 일명 '엡스타인 파일'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이름이 언급된 가운데, 그의 전처인 멀린다 게이츠가 "믿을 수 없이 슬프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멀린다는 3일(현지시간) 미 공영 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남아 있는 모든 의문점은 제 전남편이 답할 문제지 제가 답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이라는 토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느꼈고, 끝내고 싶었다. 결혼 생활을 끝내야만 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 추악한 사건에서 벗어나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또 "어떤 여성도 엡스타인과 그 주변 인물들이 저지른 짓과 같은 상황에 부닥쳐선 안 될 것"이라며 "저도 저와 제 딸들이 그 나이대였던 시절의 기억이 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미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억만장자 성범죄자 엡스타인 문건에 따르면, 엡스타인이 자신에게 보낸 것으로 보이는 한 이메일에 빌이 러시아 여성들과의 관계 이후 성병에 걸렸다는 미확인 내용이 담겼다. 게이츠가 엡스타인에게 항생제를 구해달라고 요청했고, 성병 증상을 엡스타인에게 설명한 뒤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게이츠의 대변인은 "터무니없고 완전히 사실무근이다"라며 "문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엡스타인이 게이츠와의 관계가 끝난 데 대해 좌절했고, 게이츠를 함정에 빠뜨리고 명예를 훼손하려고 시도했다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게이츠는 언론 인터뷰에서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 자선사업 문제로 여러 차례 만났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를 믿은 것은 커다란 실수였다"라고 답했다.
사내 커플로 만난 멀린다와 빌은 27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하다 2021년 이혼했다. 멀린다는 빌이 2019년 MS 직원과 불륜 관계를 맺었다고 폭로했고, 빌은 2021년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