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전시장에 왜 한옥이?"…CES 전시 연출 논란

입력 2026-02-04 10:43
수정 2026-02-04 10:44

최근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에서 중국 가전업체가 한옥이 담긴 영상을 전시장에 지속해서 노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4일 "'CES 2026'에 다녀온 지인이 제보해 줬다"며 "포털, 유튜브, SNS 등을 다 검색해 보니 중국 유명 가전기업 'TCL' 전시장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에 따르면 TCL 전시장에 설치된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화면에는 한옥과 한복을 소재로 한 영상이 반복적으로 상영됐다. 영상에는 한복을 입은 할머니가 한옥 마루에 앉아 있는 모습, 한옥 마당의 장독대를 걷는 장면, 드론 촬영으로 담은 한옥 전경 등 한국 전통문화 요소가 상세히 담겼다.

문제가 된 영상은 TCL이 자체 제작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음향 기업 돌비가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한 '구례에서 온 편지'라는 콘텐츠로 확인됐다. 서 교수는 "영상 자체는 한국 전통미를 잘 담아낸 작품이지만, 중국 기업의 전시 공간에서 활용됐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TCL의 정확한 의도는 모르겠지만 왜 굳이 중국 기업이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CES)에서 한옥의 아름다움을 노출했는지 의심스럽다"며 "왜냐하면 중국은 지난 몇 년간 지속해서 한옥을 '중국 문화'라고 억지 주장을 펼쳐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마카오 항공은 기내 좌석마다 비치된 안내 책자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을 '중국식 건축'으로 소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같은 사례가 반복되면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 교수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전 세계 누리꾼들에게 한옥이 명백한 한국의 전통문화임을 정확히 알릴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전 세계 누리꾼에게 우리 한옥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글로벌 영상 캠페인'을 펼쳐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