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이 지난달 20억 달러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가 나타났지만 감소폭은 축소됐다. 국민연금의 환헤지를 위해 달러를 쓴 것이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준 반면, 초과 외화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주는 '외화 지준부리' 등 당국의 외환보유액 관리 정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259억1000만달러(약 614조원)로, 전월보다 21억5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12월 26억달러 감소에 이어 20억달러 이상의 감소세가 두 달 연속 나타났지만 감소폭은 줄었다.
통상 12월은 금융기관의 규제비율 준수를 위한 예수금 증가로 외환보유액이 늘어나고, 1월은 이 예수금이 빠져나가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12월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등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1월 외환보유액 변동액이 12월보다 더 적게 감소했거나, 더 많이 늘어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7년만이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대부분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를 위한 외환스와프 작동의 영향으로 한은은 설명했다. 환헤지를 위해 쓴 달러는 1년 등 특정 기간 뒤 다시 돌려받는다. 금융기관의 예수금은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주는 초과 지준부리 정책으로 유출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말 임시 금통위에서 의결한 대책이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외환당국의 개입 강도가 작년 12월에 비해 약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시장 참가자는 "1월은 환율이 주로 글로벌 외환시장 이슈에 따라 움직였다"며" 거대한 흐름을 막기는 어려워 당국의 개입이 적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자산별로 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775억2000만달러)이 63억9000만달러 늘었다. 지난해 9월 122억6000만 달러 증가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반면 예치금(233억2000만달러)이 85억5000만달러 줄었다. 2024년 4월 116억9000만 달러 감소 이후 최대 폭 감소했다.
IMF(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은 158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이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4281억달러)으로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3579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3698억달러), 스위스(1조751억달러), 러시아(7549억달러), 인도(6877억달러), 대만(6026억달러), 독일(5661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601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