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에 초고층 ‘직·주·락’(업무·주거·여가)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올랐다. 이르면 연내 착공도 가능할 전망이다. 2009년 첫발을 뗀 이후 장기간 표류해 온 사업이 서울시의 사전협상제도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성수동1가 683 ‘서울숲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삼표레미콘 특별계획구역 세부개발계획’을 오는 5일 결정 고시한다고 3일 밝혔다. 시는 2022년 레미콘 공장 철거 후 민간 사업자인 삼표그룹과 사전협상을 진행해 개발계획을 마련했다. 작년 11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계획이 주민 재열람공고를 거쳐 최종 확정되는 것이다.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부지에는 최고 79층 규모의 업무·주거·상업·문화 기능이 융합된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79층 높이의 주거타워에는 아파트가, 53층 높이의 업무복합타워에는 오피스, 호텔, 오피스텔 등이 들어선다. 전체 연면적의 39.5%는 공동주택으로, 35.5%는 업무시설로 조성한다. 나머지는 오피스텔(9.9%), 숙박시설(8.0%), 판매 및 문화·집회시설(7.9%) 등으로 채운다.
사전협상으로 확보한 공공기여 약 6054억원은 도로망 개선, 스타트업 성장 지원 등에 활용한다. 서울숲 일대의 상습 차량정체를 개선하기 위해 동부간선도로 용비교와 성수대교 북단에 램프를 신설한다. 성수동을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완성한다는 구상으로 ‘유니콘 창업허브’(연면적 5만3000㎡)도 조성한다. 서울숲과 사업지를 연결하는 입체 보행데크를 설치해 보행 편의성을 높인다. 단지 지상부에는 시민에게 상시 개방되는 대규모 녹지와 광장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연내 착공을 목표로 행정 절차를 지원할 방침이다. 삼표그룹은 개발계획을 바탕으로 건축설계를 진행 중이다. 상반기에 건축심의를 마무리하고, 하반기에는 사업계획승인 및 시공사 선정에 착수할 전망이다. 토지 정화 작업도 병행한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장을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주문했다. 오 시장은 “장기간 표류해 온 삼표레미콘 부지가 사전협상제도라는 돌파구를 만나 글로벌 미래업무지구로 거듭나게 됐다”며 “서울 전역으로 확대 적용해, 도시 곳곳의 낡은 거점을 성장의 무대로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전협상은 민간사업자가 5000㎡ 이상 부지를 개발할 때 민간과 공공이 함께 도시계획 타당성, 공공기여 방안 등을 조율하는 제도다. 용도지역 변경 또는 도시계획시설 폐지·복합화 등이 포함되는 프로젝트가 협상 대상이다. 2009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것으로,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최초 현대차그룹안)이 첫 대상지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