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에 오르는 주요 성수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름값 하락 등으로 두 달 연속 둔화했다.
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설 차례상에 오르는 주요 성수품 물가가 줄줄이 올랐다. 국산 소고기가 3.7% 올랐고, 국산 대체품으로 찾는 수입 소고기는 7.2% 뛰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계란값도 6.8% 상승했다.
수산물 중에선 소비자가 즐겨 찾는 참조기(21.0%)와 갈치(11.8%), 고등어(11.7%) 등의 물가가 두 자릿수 이상 올랐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축산물과 수산물은 공급 감소 영향으로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쌀값 상승률도 18.3%에 달했다. 1월 기준 2019년(21.8%) 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정부가 가격 안정을 위해 당초 계획한 시장격리(10만t)를 보류한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일류 중에서는 사과 가격이 10.8% 상승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대과 비중이 줄면서 상품 기준으로 집계되는 소비자물가가 크게 올랐다”며 “전체 크기와 품위를 기준으로 보면 사과 가격은 지난해보다 10% 이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수입 과일 중에선 바나나(15.9%)와 키위(12.6%) 값이 많이 올랐다. 반면 배추(-18.1%), 무(-34.5%), 배(-24.5%)는 공급 증가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공식품 물가는 2.8% 올랐다. 특히 라면은 8.2% 뛰어 2023년 8월(9.4%) 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0% 상승했다. 지난해 12월(2.3%) 이후 두 달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물가 오름세를 견인한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체감 물가와 통계 지표 간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일부 먹거리 품목 강세가 여전해 서민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며 “설 민생안정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폭설 등 기상 영향에 대비해 농·축·수산물 가격·수급 안정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관계부처에 당부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