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값과의 전쟁' 한창인데, 엉뚱한 토지공개념 꺼내든 정치

입력 2026-02-03 17:26
수정 2026-02-04 00:09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과의 전면전을 공언한 와중에 조국혁신당이 난데없이 철 지난 토지공개념 논쟁의 불을 지폈다. 투기적 불로소득 차단을 위해 필요하다며 조국 대표를 단장으로 하는 ‘신(新)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을 발족시켰다. 한 달 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내란 이후의 세상 설계를 위해 부동산 개혁을 시작하겠다’던 구상을 밀어붙이는 모습이다.

존재감 미약한 소수당의 주장이라 묻히는가 싶었지만 합당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이 논쟁에 뛰어든 탓에 파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조국당이 제안한 신토지공개념 3법은 택지소유상한(400평, 실거주자는 600평) 설정, 토지분 과세 및 개발이익 환수 대폭 강화다. 입법 열쇠를 쥔 여당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토지공개념 추진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없다” “사회주의 하자는 거냐”는 격한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이 ‘부동산 불로소득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모든 수단 동원을 강조하는 상황과 미묘하게 맞물리며 주목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경기지사 시절 ‘토지공개념 실현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토지공개념이 ‘토지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 구축’이라는 문구로 여당 강령에 명시된 배경이다. 여당과 행보를 같이해 온 참여연대, 경실련 등이 토지공개념 도입을 환영하고 나선 점도 변수다.

토지공개념은 진지한 토론의 영역에선 오래전 퇴출된 낡은 생각이다. 노태우 정부 때 ‘200평 택지소유상한’ 등 토지공개념 3법이 일시 시행됐지만 20여 년 전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정을 내렸다. 문재인 정부도 2018년 토지공개념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비판적 여론에 동력을 상실했다. 조국당은 ‘토지 사유를 전면 인정하되 공공 이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반대론을 색깔론이라고 비난 중이다. 사유재산권 ‘전면 인정’과 ‘사용 제한 조치’를 동시에 하겠다니, 말장난일 뿐이다. 토지소유권 유무가 집값의 향방을 정하는 것도 아니다. 소유권 없이 사용권만 있는 중국 상하이, 베이징 등지의 고급 아파트값은 서울 강남을 비웃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