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쇼크' 하루 만에 지웠다…JP모간 "코스피 7500 갈 것"

입력 2026-02-03 17:52
수정 2026-02-04 01:25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검은 월요일’을 딛고 급반등했다. 미국 중앙은행(Fed)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의 정책 행보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3일 코스피지수는 6.84%(338.41포인트) 상승한 5288.08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오전 9시26분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급등하자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 정지(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전날 ‘워시 충격’으로 5000선이 붕괴돼 매도 사이드카가 나온 지 하루 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차기 Fed 의장 지명을 명분 삼아 전날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는데, 국내 증시 랠리를 지탱해온 기업 실적과 유동성에 변화가 없다는 인식이 커지자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조원 넘게 팔아치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각각 2조1700억원, 71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주도주가 강하게 튀어 올랐다. 전날 6% 넘게 떨어진 삼성전자는 11.37% 급등한 16만75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다. 2001년 1월 4일(11.37%) 후 가장 높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9.28% 오른 9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기업 시가총액은 하루 새 157조281억원 불어났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가 단숨에 5000을 다시 넘긴 만큼 당분간 미국 관세 판결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를 맞을 수 있다”며 “펀더멘털(기초체력)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결국 재상승에 시동을 걸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지수 338포인트 급등…역대 최대 상승폭
케빈 워시發 불확실성 극복, 당분간 변동성 커질 가능성 3일 코스피지수가 역대급 반등에 성공한 것은 그동안 상승 랠리를 주도해 온 3개의 축인 탄탄한 기업 실적, 유동성,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증시가 급하게 뛴 만큼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지만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강세장이 지속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 ‘역대급 랠리’ 보여준 코스피 전날 5.26% 밀린 코스피지수는 이날 6.84% 급등한 5288.08에 거래를 마쳤다. 2020년 3월 24일(8.6%) 후 약 5년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상승 폭(338.41)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증시로의 머니 무브 등 최근 한국 증시를 떠받쳐 온 환경엔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낙폭 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됐다.

금·은 가격이 반등에 성공하자 ‘마진 콜’(추가 증거금 요구) 우려로 주식을 급하게 매도하던 수급이 진정된 것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워시 쇼크’를 촉발한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지명자에 대해서도 당분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정책 기조를 맞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6으로, 시장 예상치(48.5)를 크게 웃돈 점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11.37%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역대 5위에 달하는 하루 상승률이다. 이날 코스피지수 상승 폭의 약 36%를 삼성전자가 담당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올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전 분기 대비 약 90% 급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영향이 컸다.

과거 사례를 보면 매도 사이드카 발동 이후 코스피지수는 대체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2024년 8월 5일 매도 사이드카가 나온 지 1주일 만에 코스피지수는 7.24% 상승했다. 작년 4월 7일에도 매도 사이드카 발동 1주일 뒤 지수는 5.48%, 3개월 후 31.41% 올랐다.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연속으로 나타난 2020년 3월 23~24일, 2024년 8월 5~6일, 작년 4월 7~8일 모두 단기간 내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 JP모간 “한국 증시, 7500 가능”다만 이달에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지수가 5000을 웃도는 만큼 차익 실현 압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연방대법원 판결, 이란 및 그린란드를 둘러싼 분쟁 등 외부 리스크가 남아 있다. 워시 지명자의 통화정책 기조도 분명하지 않은 상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정장 저점은 4700~4800선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강세장을 이어가던 추세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반도체 업종을 등에 업은 상장사의 실적 상향세가 여전히 가파르다는 판단에서다. 상장사 278개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 합계는 352조5000억원으로, 1개월 전과 비교해 16.4%, 6개월 전 대비 52.4% 급증했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111조원을 돌파했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는 “기업 실적을 고려하면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5500~5700까지 무난히 갈 것”이라며 “4800 밑으로 내려가면 지수나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저가 매수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은 “코스피지수가 연내 최고 7500까지 뛸 것”이란 파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JP모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현재 시장 예상치를 최대 40%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은 우리의 최우선 비중확대(OW) 시장”이라며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 국면은 평균 7년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으며, 한국은 이 과정이 시작된 지 1년도 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