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가 경의선 지하화를 중심으로 한 ‘신촌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나선다. 서울역~가좌역 5.8㎞ 구간을 지하화해 상부 유휴부지에 연세대·이화여대·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한 바이오 연구단지, 청년창업 공간, 공연·문화인프라 등을 묶은 국제청년창업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구청장은 “그동안 신촌 일대는 규제와 철길에 발목이 묶여 있었던 만큼 앞으로는 이 같은 족쇄를 풀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경의선 5.8㎞ 지하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경의선 지하화 계획을 밝혔다. 서울역부터 가좌역까지 5.8km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 유휴부지를 개발하는 이 구상안은 신촌 재구조화를 위한 토대가 될 전망이다. 이 구청장은 “(지하화는) 시기의 문제일 뿐 사실상 확정적”이라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차원의)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경의선 지하화가 마무리되면 상부 부지 약 16만5000㎡(5만평)에는 연세대·이화여대·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바이오 연구단지, 공연·문화시설, 잔디공원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 구청장은 “연대와 이대 인근에만 추가로 개발 가능한 부지가 3만6300㎡(1만1000평) 가량 있다”고 전했다.
지난 수년간 침체 일로였던 기존 신촌 상권에도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해 일반 차량 접근성을 높인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또 홍대 일대 임대료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촌의 가격 경쟁력이 커진 점도 한몫했다. 이 구청장은 “신촌 인근에는 대학만 6곳이고 청년 유동 인구가 10만 명에 달한다”며 “젊은 층이 계속 머물 수 있는 거리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사람이 머무는 도시 만들 것”신촌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단순 개발 사업이 아니라 ‘사람이 머무는 도시로 바꾸는 작업’이라는 게 이 구청장의 시각이다. 개발과 동시에 생활권 문화 콘텐츠를 촘촘히 깔아 유동 인구를 늘리고 상권의 회복력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구는 이미 봄빛축제·신촌글로벌대학문화축제·신촌카운트다운콘서트 등을 계절별로 이어가며 도심 축제를 상권과 결합해 왔다. 홍제폭포 일대는 2023년 4월 개장한 카페폭포와 복합문화센터를 묶어 낮에는 관광, 밤에는 공연과 전시가 가능한 핵심 공간으로 부상했다.
출산 지원도 한층 두터워졌다. 구는 직접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 이용료를 90% 감면해 2주 동안 25만원으로 낮추고 임신축하금(단태아 30만원)과 아빠육아휴직장려금(매월 30만원)을 신설했다. 서울형 키즈카페를 북가좌1동, 남가좌1동, 홍제3동, 천연동 등 4곳으로 늘렸고, 생후 12개월 미만 전용 ‘서울형 키즈카페 서대문구 BABY’는 남가좌1동에 새롭게 열었다.
반려동물 정책도 눈길을 끈다. 구는 홍은동 내품애센터를 거점으로 유기 동물 보호와 입양을 지원하고 명절 돌봄 쉼터와 이사돌봄쉼터를 운영 중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주민이 늘면서 행동 교정과 펫티켓 교육도 무료로 제공한다.
이 구청장은 민선 8기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묻는 질문에 “국회의원 2선 때보다 구청장 3년 8개월이 더 보람 있었다”며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와 생활환경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된 게 대표적”이라고 했다. 실제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서대문구 주민 삶의 만족도는 2021년 17위에서 2024년 3위로 올랐고, 생활환경과 교육환경 만족도는 1위를 기록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