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실용적 통화정책 펼 것…위험자산에도 우호적"

입력 2026-02-03 17:20
수정 2026-02-04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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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클리어브리지의 제프 슐츠 거시·시장 전략총괄은 케빈 워시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지명자의 통화정책에 대해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슐츠 총괄은 2일(현지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와 지난달 하순 뉴욕 맨해튼 사무실에서 한 대면 인터뷰에서 “시장에선 워시가 통화정책에서 실용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슐츠 총괄은 Fed의 돈풀기 정책인 양적완화(QE)에 대해 워시가 오랫동안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견해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시장이 처음엔 워시 지명을 매파적 신호로 해석했지만,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워시는 QE를 축소하는 대신 기준금리는 더 내려야 한다는 입장인데, “이는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는 것이다.

슐츠 총괄은 미국 경제에 대해선 “소비를 지탱하기에 충분하고, 기업 수익성도 긍정적인 ‘골디락스’ 환경”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견조한 소비가 경제를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약 1500억달러가 세금 환급 확대와 원천징수 조정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유입될 예정”이라며 “저·중소득층의 실질 급여가 4~7%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전 소득 계층에서 실질 구매력이 향상돼 기업 수익성도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지난 5년간 저소득층의 임금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을 약 17%포인트 웃돌았다”며 “이는 시장에서 충분히 인식되지 않은 사실이고, 올해 K자형 소비는 오히려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고용시장 둔화에 대해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임금 상승률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슐츠 총괄은 “과거 경기 확장 국면에서는 노동시장이 ‘타이트’해질수록 임금 상승률이 높아졌고, 이는 임금 주도의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Fed의 긴축으로 이어지며 결국 경기 침체를 초래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은 전혀 다르다고 했다. 그는 “최근 2~3년간 임금 상승률은 오히려 완화되고 있으며, 이것이 Fed가 2024년 9월 이후 총 1.75%포인트에 달하는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이라며 “시장이 2026년에도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슐츠 총괄은 “현재 증시에서 경기민감주를 선호한다”며 “금융 특히 은행주는 대출 증가와 인수합병(M&A) 확대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반면 “‘매그니피센트7’(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 기술주 7개)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AI) 투자는 현금 흐름 중심으로 이뤄지며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여건 개선에 따라 소비재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반면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 같은 방어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그동안 이어져 온 ‘미국 예외주의’가 다소 약화하고, 미국과 비미국 시장의 성과가 보다 균형을 이루는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투자 대상이 미국 중심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올 상반기까지 달러화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Fed의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제한적인 데다, 노동시장과 물가 여건이 여전히 Fed의 통화정책 판단을 신중하게 만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슐츠 총괄은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보다 분명해지고 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 달러는 점진적 약세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