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개미들 피눈물"…강영권 前 에디슨모터스 회장 징역 3년 [CEO와 법정]

입력 2026-02-03 18:37
수정 2026-02-03 18:46

"12만 주주들이 지금도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강 전 대표를 당장 구속해야 합니다!"

3일 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김상연) 심리로 열린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대표의 선고 공판에서 한 투자자가 이렇게 소리쳤다. 법원 내 보안요원들에게 강제로 퇴장당한 그는 이후 법정 밖으로 나와서도 "투자자들이 모든 걸 잃었는데 징역 3년이 뭐냐" "법과 정의가 무너졌다"며 계속 소리쳤다.

2021년 4월 법원 결정으로 쌍용차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자 에디슨모터스 등은 인수 의향을 밝혔다.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대표는 이를 내세워 주가를 조작해 160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입찰방해 혐의에 대해선 무죄가 선고되면서 형량이 상대적으로 낮아지자 현장에서 재판을 방청하던 일부 투자자는 분통을 터뜨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지위에서 주가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허위 매출을 만들도록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디슨EV는 상장폐지됐고 투자자들은 심대한 피해를 입어 죄질이 불량하며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엄벌을 탄원하는 점, 대부분의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점, 주식 매매로 직접적으로 얻은 이익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입찰방해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비상장사 가치평가는 현금흐름과 할인율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지고, 당시 다른 투자자와 기관도 유사한 수준의 평가를 제시한 점에 비춰 주당 6만원 산정이 객관적으로 현저히 부풀려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쌍용차 매각 절차와 관련해서도 “형식상 입찰은 진행됐더라도 실질적인 경쟁이 존재했다고 보기 어려워 자금 관련 자료 제출이 곧바로 위계에 의한 입찰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강 전 대표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구체적 근거 없이 약 2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 계획을 허위로 공시하고, 인터뷰에서 전기차 사업 자금 3000억원을 확보했다고 거짓으로 말했다. 이를 통해 관계사 에디슨EV 주가를 끌어올려 약 162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에디슨EV가 2021년 흑자 전환했다는 내용을 허위로 공시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외부감사인에게 허위 자료를 제출한 정황도 확인됐다. 에디슨모터스는 2021년 10월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인수대금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2022년 3월 합병이 최종 무산됐다. 에디슨EV 주가는 급락했고, 이후 상장폐지됐다.

강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관계자 차모 씨는 이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한모 씨는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병합된 사건의 나머지 피고인 7명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강 전 대표가 장기간 구속됐고 재판에 성실히 참석한 점 등을 고려해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의 범행으로 12만5000여 명의 소액투자자가 피해를 봤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징역 15년과 벌금 4863억원을 구형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