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주가조작 신고 포상금…부당 이득 비례해 대폭 상향"

입력 2026-02-03 16:50
수정 2026-02-04 00:31
이억원 금융위원장(사진)이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를 내부에서 차단하기 위해 내부자 신고 포상금 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상한이 정해져 있던 포상금 체계를 사실상 폐지하고, 범죄로 거둔 부당 이득에 비례해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앤드 비욘드’ 세미나 축사에서 “주가 조작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내부자의 자발적인 신고 유인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고 포상금의 지급 상한을 대폭 상향하고, 부당 이득 등을 재원으로 하는 별도 기금을 조성해 부당 이득에 비례해 포상금을 확대 지급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주가 조작 적발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내부 고발자 포상금 제도의 대폭 강화를 검토하라는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다. 현재 내부자 신고 포상금은 주식 불공정 거래의 경우 최대 30억 원, 회계 부정은 최대 10억 원으로 상한이 정해져 있다. 재원도 정부 예산에 의존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개편 방향은 부당 이득을 환수해 포상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조작 규모가 클수록 내부자에게 돌아가는 보상도 커져, 대형 사건일수록 내부 붕괴 가능성을 높여 범죄를 사전에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조작 리스크를 낮춰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정책적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포상금 상한 폐지와 별도 기금 조성을 위해서는 법 개정과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해 제도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