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매년 신규 파이프라인을 발굴하고, 기술이전과 임상 진입을 반복할 겁니다. 내년에는 흑자 전환(BEP)을 달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병철 카나프테라퓨틱스 대표(사진)는 3일 인터뷰에서 “상장 이후 카나프테라퓨틱스의 목표는 단일 애셋의 성공에 매몰되지 않고, 다수의 파이프라인이 끊임없이 돌아가는 ‘이어달리기’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인간 유전체 데이터 분석 노하우를 집약한 회사다. 단순히 특정 플랫폼 하나에 국한하지 않고, 임상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표적을 유전체 데이터 기반으로 먼저 발굴한 뒤 그에 최적화된 모달리티(치료 수단)를 적용하는 사업 모델을 갖췄다.
이 대표는 “표적이 세포 내부에 있으면 합성신약으로, 외부에 있으면 항체나 이중항체로 대응한다”며 “면역세포의 활성 상태를 나타내는 36개 유전자 표적을 직접 발굴했고, 이를 통해 표적이 세포 안팎 어디에 있든 최적의 신약 애셋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런 시스템을 바탕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저분자 화합물(케미컬) 등 모달리티에 상관없이 어떤 표적이든 신약으로 구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이를 통해 혁신신약(First-in-class) 및 계열 내 최고신약(Best-in-class) 파이프라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가 다양한 모달리티 신약을 개발하는 저력은 다른 신약 플랫폼 분야에서 수십 년간 실무를 경험한 ‘드림팀’ 조직력에 있다.
이 대표는 세계적 바이오기업 제넨텍에서 연구원 생활을 시작해, 최초의 고형암용 ADC인 ‘캐싸일라(Kadcyla)’ 개발을 주도한 마크 슬리코브스키 박사팀에서 실전 감각을 쌓았다. 이후 글로벌 유전체 분석 기업인 23andMe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을 쌓으며 인간 유전체 기반의 표적 발굴 노하우를 확보했다.
저분자 화합물과 거대 분자(라지 몰레큘) 전문가가 동시에 세팅됐다. 합성신약 부문은 최성필 부사장(CDO)이 이끈다. 최 부사장은 동아ST 등 국내 주요 제약사에서 20년 가까이 합성신약 개발을 총괄하며 오스코텍에 기술이전 된 KRAS 저해제 개발 등에 관여한 베테랑이다.
항체 및 제조품질관리(CMC) 부문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출신의 김남주 상무가 담당한다. 김 상무는 항체 세포주 개발 및 단백질 공학 전문가로, 디스커버리부터 생산 공정까지 아우르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특정 기술에 매몰되지 않도록 합성신약과 항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모았다”며 “이런 인적 구성 덕분에 표적이 세포 안팎 어디에 있든 최적의 신약 애셋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오는 3월 초 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후 가장 빠른 성과를 기대하는 파이프라인 중 하나는 SHP2 저해제인 ‘KNP-503’이다. 기존 1세대 저해제들이 독성 관리와 효능 측면에서 한계를 보인 반면, KNP-503는 효능을 극대화해 세이프티 마진(Safety Margin)을 확보한 2세대 물질을 개발했다.
KNP-503은 뇌혈관장벽(BBB) 투과가 가능하다는 점이 독보적이다. 이 대표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40%가 뇌로 전이 되는데 기존 SHP2 저해제는 뇌 투과가 어려웠다”며 “글로벌 제약사들도 뇌 투과가 가능한 SHP2 저해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데다 국내 제약사와 물질이전계약(MTA)를 맺고 연구하고 있어 올해엔 계약금 수령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반변성 치료제인 KNP-301도 차기 기술이전 기대주다. 습성과 건성 황반변성을 동시에 타깃하는 이 물질은 글로벌 기업들과 MTA를 체결하고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성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비즈니스 개발(BD)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주력 파이프라인의 임상 개발과 신규 파이프라인 확대에 투입할 예정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027~2028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고, 중기적으로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중견 제약사로 성장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신약 개발은 하이리스크 사업이지만, 카나프테라퓨틱스는 구조적으로 비즈니스가 매우 견고하게 설계된 회사”라며 “상장 이후 10년 뒤에는 파이프라인에서 발생하는 로열티 수익을 기반으로 자체 임상까지 수행하는 글로벌 제약 모델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한경닷컴 바이오 전문 채널 <한경바이오인사이트>에 2026년 2월 3일 14시45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