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비를 내기 위해 아이에게 엄마 카드를 맡겨본 적 있는 부모라면 한 번쯤 불안함을 느껴봤을 것이다. 분실이라도 되면 어쩌나, 혹시 법적으로 문제는 없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동안은 가정에서 불가피하게 이런 방식을 써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런 방식은 카드 양도·대여에 해당하는 회색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제 이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만 12세 이상 미성년 자녀에게 부모 신청으로 가족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르면 오는 3월부터 부모가 신청하면 만 12세 이상 자녀 명의의 가족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할 수 있다. 카드 사용 주체가 명확해지면서 그동안 관행처럼 이어져 온 ‘엄마 카드’, ‘아빠 카드’ 사용도 제도권 안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미성년자가 법적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어 가족카드 사용이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학원비나 교통비, 편의점 결제 등 일상적인 지출에서도 부모 카드에 의존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카드 분실이나 도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실제 사용자가 자녀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뒤따랐다.
앞으로는 이런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녀 명의로 발급된 가족카드는 부모가 결제 한도와 사용처를 설정할 수 있어 관리가 한층 수월해진다. 사용 내역이 기록으로 남는 만큼 소비 습관을 알려주는 ‘금융 교육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영업자들이 체감할 변화도 적지 않다. 카드 가맹점 가입 과정에서 모집인이 반드시 가게를 방문해야 했던 절차가 완화된다. 앞으로는 사진,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비대면으로도 실제 영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