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이 이어지면서 중국 정부가 일본 여행 자제를 거듭 권고하는 가운데, 일본 대신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 설) 연휴를 앞두고 방한 수요가 한층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일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중국 내 공관을 통해 한국 방문 비자를 신청한 건수는 총 33만61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규모다.
1년 전에는 같은 기간 비자 신청이 24만6647건으로 오히려 11.1%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여행 목적 비자 신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여행비자를 신청한 건수는 28만3211건으로, 전년 동기(19만5196건) 대비 45.1% 늘었다.
연간 방한 중국인 수 역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221만2966명에서 2024년 488만3269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78만7045명까지 확대됐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말부터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대해 한시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것도 방한 수요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최근 중·일 갈등으로 일본 대신 한국을 선택하는 관광객이 늘면서 증가세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주중대사관에 따르면 평소에는 하루 1000건 미만이던 비자 신청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1000건 이상으로 늘었으며 이에 업무가 밀리지 않도록 직원들이 초과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춘제 연휴 기간 방한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여행시장조사기관 차이나트레이딩데스크는 올해 춘제 연휴(15일~23일) 동안 23만~25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연휴보다 최대 52% 증가한 규모다.
현지 매체들은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중국인 해외여행 1순위 목적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한 양국 간 인적 교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은 상호 이해와 교류 증진에 도움이 된다"며 "많은 한국 친구들이 춘제 기간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편 춘제 연휴에 따른 대규모 이동도 이날부터 시작됐다. 중국의 특별 수송 기간인 '춘윈'은 다음달 13일까지 40일간 이어지며, 이번 기간 지역 간 이동 인구는 95억 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 이용객은 5억4000만 명, 항공 이용객은 95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