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에 일본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

입력 2026-02-03 09:54
수정 2026-02-03 09:56
제주 4·3을 소재로 한 영화 '한란'이 내년 4월 일본에서 정식 극장 개봉한다. 상영 도시는 도쿄, 오사카, 나고야로, 개봉일은 2026년 4월 3일로 확정됐다.

'한란'은 1948년 제주에서 토벌대를 피해 도망치는 한 모녀의 생존기를 담은 작품이다. 재현보다 감각과 정서에 집중해 제주 여성과 어린이의 시선으로 4·3을 재해석한 점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내 개봉 후 독립·예술영화 부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이 영화는, 개봉 이틀 만에 관객 1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을 시작했다. 이후 국회 특별 상영, 단체 관람, GV 프로그램 등을 통해 누적 관객 수는 약 3만 명에 달한다.


'한란'은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처음 소개된 이후, 이탈리아 피렌체 한국영화제, 핀란드 헬싱키 시네 아시아 등 유럽 관객과도 만났다. 이어 일본 미니시어터계에서 영향력 있는 배급자 기마타 준지에 의해 정식 개봉이 결정됐다.

기마타 준지는 "제주 4·3은 일본 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라며 "제주와 일본 사이의 오랜 관계를 '한란'을 통해 되짚어보고 싶었다"고 개봉 이유를 전했다.

하명미 감독은 "제주 4·3의 기억이 일본에 뿌리내린 이들의 역사와도 이어져 있다는 점을 작품을 준비하며 체감했다"며 "일본 개봉은 그 역사적 인연이 확장되는 계기"라고 밝혔다.

주연 배우 김향기도 "아이치 영화제 상영 당시 일본 관객들과의 만남이 인상 깊었는데, 극장 개봉으로 이어져 기쁘다"며 "한일 양국의 좋은 작품들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개봉일은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인 4월 3일이다. 도쿄, 오사카, 나고야 3개 도시에서 개봉 예정이며, 일본 내 미니시어터 중심으로 순차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란'은 김향기가 생애 처음 엄마 역에 도전한 작품으로, 김민채, 이정은 등이 함께 출연했다. 러닝타임은 118분이며, 국내에서는 2025년 11월 26일 개봉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