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한 후 성관계를 거부하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이재권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스스로 범행을 신고해 자수에 버금가는 사정이 있고 피해자가 성관계를 거부하고 지인들에게 자신을 욕하는 등 범행을 유발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수사기관의 객관적인 증거에 따라 진술을 조금씩 바꿔온 점, 피해자가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것으로 수사기관이 오인하게 한 점, 피해자 유족에게 진술을 사주한 점 등에 따라 적극적으로 범행을 은폐·가장하는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피해자가 범행을 유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건 당시 피해자는 범행에 취약한 상태에 있었을 뿐"이라면서 "설령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들을 바탕으로 보더라도 살인 범행에 대한 피해자의 귀책 사유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자택에서 술에 취해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유산으로 하혈하던 아내에게 성관계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내 빈소에서 상주 역할을 하다 경찰에 긴급 체포된 A씨는 혐의를 부인하다가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자 우발적인 범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9월 1심은 "피해자는 세상 어느 곳보다도 평온하고 안전해야 할 가정에서 평생을 함께할 것을 약속했던 배우자에게 살해당했다"면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