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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은 지난 금요일의 폭락에 이어 2일에도 매도세를 이어갔다. 달러강세와 차익실현 매물에 주요 선물 거래소인 미국 CME 그룹의 증거금 인상이 랠리 모멘텀을 약화시키며 귀금속 가격 상승세가 꺽였다.
2일(현지시간) 유럽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약 6% 하락한 4,53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금요일 10% 가까이 폭락하며 5천달러 아래로 하락한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한 때 8%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투기적 자금 유입으로 금과 함께 급등했던 은 가격도 이 날 한때 14% 넘게 급락했으나 9.6% 떨어진 온스당 77.021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금요일 30% 가까이 하락한데 이어진 것이다.
금 은 가격의 하락을 촉발한 달러화는 이 날 유럽 ICE거래소에서 6개 통화에 대한 달러지수가 0.15% 오른 97.138을 기록하며 전 날 약 0.8% 상승한데 이어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CME 그룹이 2일 시장 마감부터 금속 선물 증거금 요구액을 인상한 것도 귀금속 매도세를 가속화시켰다.
통상 증거금을 올리면 일반적으로 해당 계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증거금이 올라가면 소액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의 투기적 참여가 위축돼 거래자들이 포지션을 청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CNBC와 인터뷰한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경제학자인 호세 토레스는 이 날 보고서에서 ”케빈 워시의 지명 이후 금리인하 낙관론이 뒤집히고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금과 은에 대한 확보 욕구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CMC 마켓츠의 크리스토퍼 포브스는 그럼에도 “금 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장기적인 상승 전망의 붕괴라기보다 이례적인 랠리 이후 나타나는 전형적인 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값 하락이 ”장기간 상승 후 나타나는 전형적인 공기 주머니(air pocket) 현상”이라며, ”차익 실현, 달러 강세, 워싱턴발 새로운 지정학적 이슈들이 과열된 투자 시장의 거품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금과 은에 대한 급격한 매도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소식에 촉발됐다. 이 소식은 달러 강세를 초래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용인할 것으로 예상해왔던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다. 시장에서는 워시를 최종 후보가운데 가장 강력한 인플레이션 억제론자로 보고 있으며, 달러 강세와 달러 대비 금 가격 하락을 초래할 긴축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지정학적 우려가 완화됐다.
지난 해에 이미 과열된 상승세는 1월 들어 더 거세졌다. 지정학적 불안정, 달러 자산의 가치 하락,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과 은에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중국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날 상하이 종합 선물 가격은 개장 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의 대형 금속 거래자중 한 사람이 10억위안의 손실을 끼치고 해외 도주한 것도 귀금속 거래 심리를 악화시켰다.
그러나 중국시장에서의 금가격은 여전히 국제 시세 대비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중국의 구매자들은 귀금속 수요기인 춘절을 앞두고 금 장신구와 금괴를 사재기하기 위해 중국 최대 금 시장인 선전으로 몰려들었다.
진루이선물거래소의 분석가인 우지지는 "변동성 증가와 설 연휴가 가까워짐에 따라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줄이고 위험을 낮추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국의 구매 성수기에 가격 하락은 소매 수요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증시는 2월 16일부터 일주일 가량 휴장한다.
그러나 금과 은은 이미 과도한 가격 급등으로 극심한 변동성에 직면해있었다.
골드만 삭스는 금은 “콜옵션 매수세가 사상 최대 규모로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 모멘텀을 기계적으로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콜옵션 매도자들이 가격 상승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추가 매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의 경우 중국의 투기 자금이 공급 부족을 야기했지만 가격 폭락으로 투자 수요가 감소하면 공급 부족이 완화될 수 있다고 중국선물거래소의 분석가 왕옌칭은 밝혔다. 그는 "일방적인 상승세라는 시장의 공통된 예상이 깨지면 공매도 세력의 은 인도 의사가 증가해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