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화오션 경남 거제사업장에선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시운전 중인 3600t급 중형 잠수함 ‘장영실함’에 올라 감탄을 쏟아냈다.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된 장영실함의 내부 설비와 시스템을 살펴본 그는 “대단한 경험이다. 기술력이 대단하다”고 했다. 퓨어 장관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조달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퓨어 장관을 비롯해 캐나다 조선소 관계자 30여 명은 이날 거제사업장 조립공장에서 용접 로봇 등 생산 자동화 설비를 살펴보며 잠수함 건조 역량과 첨단 제조 기술을 점검했다. 테드 커크패트릭 온타리오조선소 부사장은 “거제조선소에서 확인한 역량을 바탕으로 온타리오조선소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 모색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장프랑수아 세갱 어빙조선소 부사장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좋은 기회”라고 했다.
퓨어 장관은 캐나다 정부의 국방 조달 정책을 조율·설명하는 핵심 인사다. 최근 캐나다가 군사 조달 체계를 개편·가속화하는 과정에서 신설 기구 운영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은 퓨어 장관에게 CPSP와 연계한 캐나다 현지 기업과의 산업 협력 방안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의 글로벌 경제·안보 공급망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정부는 CPSP의 최종 경쟁 구도를 TKMS(독일)와 한화오션의 ‘2파전’으로 압축했다. TKMS는 잠수함 제안과 함께 희토류·광물, AI, 자동차 배터리 등 비(非)조선 분야를 묶은 투자 패키지를 준비했다. 퓨어 장관은 “한국과 독일 잠수함은 캐나다 해군이 요구하는 필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며 “이번 사업의 핵심은 비용, 일정, 캐나다에 미치는 경제적 이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자와 수십 년간 관계를 맺을 것이고 결국 누가 캐나다에 최선의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또 “결정 기준은 어느 나라가 캐나다에 최선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느냐”라며 “캐나다는 외국인의 직접 투자를 희망한다”고 했다.
퓨어 장관 일행은 이날 진해 해군 잠수함사령부를 찾아 교육훈련 체계와 잠수함 유지·보수·정비(MRO) 시설을 확인했다. 창원 현대로템 공장에서는 K-2 전차 생산시설을 둘러봤다. 퓨어 장관은 4일 경기 성남의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도 찾는다. HD현대는 한화오션과 ‘원팀’으로 CPSP 수주전에 나서며 최근 캐나다에 조선·에너지 분야를 아우르는 수조원 규모 협력 패키지도 제안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