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평생학습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면서 노년층의 재교육과 취미활동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평생교육이 지역 정책의 핵심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대전 서구 온라인강좌 6배 늘어2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교육부가 평생학습 도시로 지정한 기초지자체는 전국 226곳 가운데 88.9%인 200곳에 달한다. 평생학습 도시 제도가 도입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지난해 강원 양양군의 평생학습 수강생은 1334명으로, 전년 809명 대비 약 64.9% 급증했다. 딱딱한 이론 교육보다 공예, 미술, 요리 등 직접 체험해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진행해 인기를 끌었다.
인구 6만 명의 삼척시는 올 상반기에만 116개 강좌에 1842명을 모집한다. 삼척시 관계자는 “인구는 적지만 강좌 프로그램만큼은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평생학습 사업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에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공주시는 해금, 가야금 등 지역 문화·전통 자원을 활용한 평생학습을 운영하고 있으며 경북 영천시도 지역 내 3개 대학과 연계해 독서 치료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중·장년층 취업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이 인기다. 대전 서구는 인공지능(AI), 재테크, 부동산 등 최신 흐름을 반영한 온라인 강좌를 지난해 500개에서 올해 3000개로 대폭 늘렸다. 서구 관계자는 “산업 구조 변화로 기존 직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중·장년층이 평생학습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디지털 기술, AI, 데이터 활용, 스마트폰 활용 교육 등 디지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광역시와 부산 남구·연제구 등도 올해 디지털·AI 중심으로 평생학습 사업을 추진한다. ◇ 인구 감소 대응 정책으로 부상이 같은 지자체의 평생학습 정책 강화는 인구 구조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학령인구 감소로 유아·청소년 교육 비중이 축소되는 반면 성인과 고령층의 학습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소멸 위기 지역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보다 두드러진다. 평생학습을 통해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정착을 유도하려는 정책적 목적도 있다.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단기 공모사업 위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강사 수급과 교육의 질 관리도 쉽지 않다. 또 지역 재정 여건에 따라 사업 규모와 수준이 들쑥날쑥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평생학습 수요와 이에 부응하려는 지자체 정책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강원도 관계자는 “평생학습은 저출생·고령화, 산업 전환, 디지털 사회로의 이행 등 추세에 맞춰 앞으로도 지역 주민의 역량을 유지·강화하려는 핵심 정책 수단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