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2일 오후 3시 24분
‘한국판 로레알’이라 불리는 화장품 기업 구다이글로벌이 미국의 ‘K뷰티 전문 유통사’ 한성USA를 인수했다. ‘조선미녀’ 등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뷰티 브랜드의 매출 성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다이글로벌은 단순히 인디 브랜드를 다수 거느리는 ‘K뷰티 레이블’에서 더 나아가 유통사업을 아우르는 구조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성장의 고삐를 또 한번 당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가치는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K뷰티 유통 전문’까지 직접 인수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지난주 한성USA 경영권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 인수와 신주 발행을 병행하는 구조로, 한성USA의 기업가치는 1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한성USA는 ‘미국의 올리브영’ 얼타뷰티와 코스트코, 타깃 등 대형마트에 K뷰티 브랜드를 유통하고 북미 현지 브랜드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삼정KPMG 출신 최재호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브이티(VT), 메디힐, 마녀공장, 퓌(FWEE) 등 K뷰티 인디 브랜드들이 한성USA를 통해 미국 주요 리테일 채널에 입점해 있다.
미국에서 국내 인디 브랜드들이 인기몰이를 하며 한성USA 실적도 수직상승했다. 2024년 매출 5600만달러(800억원)에서 지난해 1억1600만달러(1700억원)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구다이글로벌은 미국 K뷰티 시장에서 계열 브랜드의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성USA를 직접 인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M&A로 구다이글로벌 산하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의 유통사업부 ‘우마’(UMMA)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2020년 론칭한 우마는 크레이버의 ‘스킨1004’뿐 아니라 140여개 다양한 브랜드를 190여개국에 유통하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다. 유럽과 동남아 판매 비중이 높고 남미, 중동 지역에서 매출 성장세가 가팔라 오프라인 중심의 한성USA와 고객·사업영역이 다르다는 분석이다.◇美 시장 ‘K-뷰티 밸류체인’ 확장국내 화장품 산업 밸류체인은 원료·부자재, ODM·OEM, 브랜드, 유통·플랫폼 등으로 나뉜다. 그동안 구다이글로벌은 브랜드 영역 M&A에 집중해왔다. 지난 2년간 티르티르, 크레이버, 서린컴퍼니, 스킨푸드 등 브랜드를 잇따라 인수하며 뷰티업계 ‘큰 손’으로 자리잡았다. 산업 밸류체인 중 브랜드 외 영역에서 M&A를 단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성USA 인수는 구다이글로벌이 브랜드 운영 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K-뷰티 밸류체인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지 공급망과 운영 인프라를 직접 확보함으로써 유통사업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로 발돋움한다는 게 구다이글로벌의 전략이다.
IB업계에선 이번 거래가 IPO를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랜드 대응력을 향상시키는 M&A라는 점에서 상장 전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다이글로벌은 IPO 전후로 공격적인 M&A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달 국내외 증권사 11곳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설 연휴 전 주관사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조 단위 공모가 예상되는 데다 중복상장 이슈도 없어 주관사 간에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는 후문이다. 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는 “증시 활황이 이어지면서 구다이글로벌 기업가치가 10조원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면서 “올해에도 글로벌시장에서 얼마나 성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은경/최한종 기자 nor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