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출의 힘…알테오젠, 첫 주주배당

입력 2026-02-02 16:44
수정 2026-02-03 01:05
알테오젠이 상장 12년 만에 처음으로 주주 배당에 나선다.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판매가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이어지자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를 마련한 것이다.

◇신약 개발에서 거둔 결실로 주주환원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2일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키트루다 SC 시판에 따른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26일 박순재 창업주가 대표에서 물러난 뒤 신규 대표로 선임됐다. 알테오젠이 창업주 단독 경영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며 2막을 연 것이다. 그는 취임 첫 인터뷰에서 “주주들과 성장의 결실을 나누겠다”고 했다.

알테오젠의 주주환원 정책은 연내 구체화할 계획이다. 현금배당을 중심으로 무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 주주환원을 시행할 방침이다. 배당 규모와 시점은 추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한다. 2014년 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이 실적을 기반으로 첫 배당에 나선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전 대표는 “그동안 연구개발에 집중하며 투자금을 조달받던 단계였다면, 이제는 실제 수익을 창출하고 주주와 성과를 공유하는 구조에 들어섰다”며 “신약 개발 본업으로만 거둔 폭발적인 성장이 이번 환원 정책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ALT-B4 로열티, 계약별 구조 차별화알테오젠은 이날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021억원, 영업이익 114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7%, 영업이익은 275% 폭증했다. 영업이익률도 33%에서 57%로 상승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약 40%)를 크게 상회하는 영업이익률이다. SC 전환 플랫폼 ALT-B4의 기술수출에 따른 마일스톤이 유입되면서 고부가가치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 47조원으로 세계 항암제 1위인 키트루다가 SC 시판에 나선 게 영향을 줬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키트루다 SC는 ALT-B4를 적용한 첫 상업화 제품이다. 일각에선 알테오젠의 로열티 수익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알테오젠이 수령하는 키트루다 SC 로열티율이 2%로 알려지면서다. 다른 계약의 로열티율도 비슷한 규모로 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 대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는 “키트루다 SC는 플랫폼 ALT-B4 임상 검증 이전인 2020년 체결된 초기 계약이라 매출 마일스톤을 1조4000억원 규모로 크게 설정하고 로열티를 2% 가져가는 구조였다”며 “기술력이 입증된 뒤 체결한 계약은 대부분 로열티가 한 자릿수 중반(4~6%) 수준으로, 일부 계약은 두 자릿수 요율도 책정됐다”고 했다. ◇연내 추가 기술수출 가시권알테오젠은 ALT-B4를 기반으로 한 후속 상업화 제품도 빠르게 늘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3~4년 내 추가로 6개 이상 제품이 상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일본 다이이찌산쿄 등 기존 고객사 제품과 알테오젠 자체 개발 제품이 대기하고 있다.

추가 기술수출 논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여러 글로벌 파트너사와 실사 및 계약서 작성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해 옵션 계약을 체결한 파트너도 최종 계약 체결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