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삭감 없이 격주 금요일마다 쉬는 기업이 있다. 이른바 '놀금(노는 금요일)' 제도로 9년째 이어오며 임직원 선호도가 높은 복지 제도로 자리 잡았다. 클라우드 업계의 숨은 중견기업으로 알려진 코스닥시장 상장사 가비아(Gabia)의 얘기다.
가비아는 1999년 김홍국 대표가 가벼움을 뜻하는 순우리말 '가비아움'에서 착안해 사명을 지어 창업한 회사다. 빛과 공기처럼 어디에나 존재하는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자체 솔루션 '하이웍스'는 국내 그룹웨어 및 기업메일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약 100만 개의 도메인 등록하며 관련 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고생한 임직원에게 확실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게 대표님의 경영 철학"이라며 "평소에도 '회사를 만만하게 여겨야 한다'는 얘기를 종종 하며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조성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FiBA 규정 농구장부터 자체 AI까지가비아는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기 위해 폭넓은 사내 복지 제도를 지원하고 있다. '사내 도서관'이 한 예다. 임직원이 원하는 회사가 대신 구입해 마음껏 읽도록 한다. 지난해 9월 기준 보유 권수는 6000권으로 누적 대출 권수도 3만권을 넘겼다.
사내에는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에 따라 만든 농구장도 마련돼 있다. 라인 안쪽을 기준으로 길이 28m, 너비 15m로 총면적은 420㎡(127평)에 달한다. 452㎡ 규모의 헬스장도 조성돼 있다. 달리기 트랙을 비롯해 유산소 머신 17대, 웨이트 머신 17개 등이 갖춰져 있다. 임직원은 점심시간뿐 아니라 휴일에도 이곳을 찾아 자유롭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휴가에 숙박 비용을 덜어주는 사내 콘도제도 운용하고 있다. 강원 속초와 평창, 제주 등 국내 주요 관광지에 있는 콘도 숙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 시중가의 25% 수준으로 콘도를 활용할 수 있어 직원들의 선호도가 높아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고 전했다.
이외에 회사 자체 '인공지능(AI) 비서'로 자잘한 사내 업무를 손쉽게 해결하도록 지원한다. 가령 AI에 회의실 예약이 가능한지 물어보면 시간대를 고려해 가장 이상적인 사무실을 알아서 예약하는 방식이다. 팀원들이 원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공부한 시간을 근무로 인정하고 지원금을 제공하는 '팀즈' 제도도 운하고 있다. 11년새 주가도 458% 폭등이 같은 복지 제도를 운용하는 또 다른 원동력은 꾸준히 우성장하는 실적이다. 이 회사는 2024년 매출 2824억원, 영업이익 3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년 전보다 61억원 줄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432억원 늘었다. 주가 흐름도 긍정적이다. 2015년 1월 30일 5898원(KRX 기준)을 기록한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2일 3만 2950원으로 11년 새 458% 뛰었다.
회사 관계자는 "가비아는 창립 이래 한 차례의 역성장 없이 꾸준히 성장해 온 회사"라며 "앞으로도 임직원이 회사에서 즐거움과 성취를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상생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