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일 5000선 밑에서 마감했다.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에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전 Fed 이사가 지명되면서 통화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4.69포인트(5.26%) 내린 4949.6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지수가 급락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낮 12시31분12초쯤 코스피200 선물가격 하락으로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정지시켰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거래종목 중 직전 거래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의 가격이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될 때 발동된다.
이는 워시 전 이사의 지명으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약화하면서 자산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매파' 인사로 분류되는 워시 전 이사를 차기 Fed 의장 후보로 지명했다.
워시 전 이사는 2010년 Fed 이사로 재직하던 당시 벤 버냉키 전 의장의 2차 양적완화(QE2)에 대해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은 저축가의 부를 이전하는 금융 억압(financial repression)"이라고 공개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Fed 의장 후보로 지명하자 지난 주말 글로벌 자산 시장은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달 30일 나스닥지수는 0.94%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지수도 각각 0.43%와 0.36%씩 내렸다.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은값도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같은 날 국제 금 가격은 하루 만에 11.38% 급락했고, 은 가격은 31.37% 폭락했다. 비트코인 역시 9개월 만에 7만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현물시장에서 3조2576억원,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1조7783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기관도 2조5173억원 순매도했다. 개인만 5조6039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6.29%), SK하이닉스(-8.69%), 현대차(-4.4%), LG에너지솔루션(-4.52%), 삼성바이오로직스(-1.95%),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9%), HD현대중공업(-4.52%) 등이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4%대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08포인트(4.44%) 떨어진 1098.36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한때 5% 넘게 밀렸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4.8원 오른 1464.3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통화 긴축 우려에 달러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워시 전 이사의 의장직 지명에 유동성 긴축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면서 미 장기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며 "단기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돼 투자 난이도가 높아질 수 있지만 과도한 우려는 점차 잦아들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