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유심칩서 금 나왔다"…4200만원 대박 '연금술'의 실체

입력 2026-02-02 15:36
수정 2026-02-02 15:52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폐기된 휴대전화 유심칩(SIM 카드)에서 금을 추출해 수천만원을 벌었다는 이른바 '유심 연금술' 영상이 확산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차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중국 남동부 광둥성 후이저우 출신의 한 남성은 지난달 20일 버려진 SIM 카드를 활용해 금을 정제하는 과정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게시 직후 조회수 500만 회를 넘기며 큰 관심을 끌었다.

영상에서 차오는 사용이 끝난 SIM 카드를 화학물질이 담긴 통에 넣고, 부식·치환·가열 과정을 거쳐 금이 섞인 찌꺼기를 추출한 뒤 여과와 가열을 반복해 최종적으로 약 191g(약 50돈)의 금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는 약 20만 위안(약 4200만원) 상당의 가치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영상 속 수치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SIM 카드 한 장에 포함된 금의 양은 0.001g 미만에 불과해, 190g 이상의 금을 얻으려면 최소 수십만 장의 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차오는 "이번 정제에 사용한 전자부품 폐기물은 약 2톤에 달했으며, 금은 SIM 카드에서만 나온 것이 아니라 통신 전자산업에서 발생한 칩 폐기물 혼합물에서 추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SIM 카드의 핵심 부품은 안정성과 내식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으로 도금돼 있다"고 주장했다.


영상이 확산하자 중국 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폐 SIM 카드 구매 열풍이 일었다. 한 판매자는 SIM 카드를 묶음으로 판매하며 ‘연금술에 사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고, 해당 상품은 조회수 1만 회 이상, 판매 건수 100건 이상을 기록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금 정제 도구와 교육 영상을 485위안(약 10만원)에 판매했는데, 약 2000세트가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개인이 이러한 과정을 따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뿐 아니라 불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오 역시 "난 자격을 갖추고 합법적으로 특정 전자 폐기물을 정제하고 있으며, 단지 내 기술을 공유했을 뿐"이라며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이를 따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금 정제와 유통이 엄격히 규제되고 있으며, 폐 SIM 카드는 유해 폐기물로 분류된다. 개인이 무단으로 금을 추출할 경우 최대 50만 위안(약 1억 400만원)의 벌금이나 환경 오염 혐의로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장시성에서는 폐배터리에서 납을 불법 정제한 혐의로 7명이 최대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총 93만 위안의 벌금을 물었다.

한 변호사는 "온라인에서 연금술 도구 키트를 판매하는 행위 역시 유해 화학물질 판매에 해당할 수 있어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