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시장 힘빼는 모건스탠리PE, 인도로 투자 축 옮긴다

입력 2026-02-03 08:11
이 기사는 02월 03일 08: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모건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모건스탠리PE)가 한국·중국·일본에 투자하던 아시아펀드를 사실상 '인도 펀드'로 전환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한국 대표가 회사를 퇴사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선 점도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한국에서 성과가 오래된 글로벌 PEF를 중심으로 이 같은 한국 시장 비중 축소 움직임이 확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PE는 조성 중인 아시아 6호 펀드의 주력 투자처를 인도에 집중하기로 하고 한국사무소의 조직 재편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20여 년간 한국사무소를 이끈 정회훈 전 대표가 퇴사한 후 케빈 최 전무를 중심으로 기존 포트폴리오 정비에 들어갔다. 한국 시장에선 새로운 투자 대신 기존 자산들의 관리 및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PE가 2024년 인수한 화장품 제조사인 스킨이데아의 조기 매각 가능성도 시장에선 끊이지 않고 있다.

모건스탠리PE는 국내 PEF 태동기인 2005년부터 한국에 법인을 세워 투자해온 1세대 글로벌 PEF다. 이후 전주페이퍼(2008), 놀부(2011), 한화L&C(현 현대L&C, 2014), 모나리자(2013) 등 다수의 포트폴리오에 투자해 규모를 키워왔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이상훈 TPG 대표 등이 한국사무소 대표를 맡아오며 PEF업계 스타들을 키워낸 사관학교로도 알려졌다.

다만 한국 내 투자 자산들이 인수 이후 오랜 기간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2023년말 15년간 투자자산으로 보유하던 전주페이퍼를 글로벌세아에 매각한 데 이어 2024년 모나리자와 쌍용 C&B도 인도네시아 APP그룹에 매각하는 등 묵힌 자산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후 스킨이데아를 인수하면서 활로를 찾았지만 이후 굵직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며 활기를 이어가진 못했다.

업계에선 모건스탠리PE의 아시아펀드 펀딩 부진이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모건스탠리PE는 2019년 5호펀드를 약 13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조성한 후 6호 펀드 조성에 나섰지만 직전 펀드 대비 절반 수준인 6억달러(약 8700억원)의 투자금 모집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중국 투자 비중이 컸던 아시아펀드 내 대체 자산을 어떻게 구성할지를 두고 출자자(LP)들의 의문이 커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

모건스탠리PE는 중국 투자 공백을 성장성이 뚜렷한 인도로 대체해 수익을 올리겠다고 이야기해왔지만 펀드 규모 축소가 불가피해지자 결국 한국 투자 규모도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PEF업계 관계자는 "한·중·일 중심의 아시아 펀드들이 전체 자산의 30% 이상이던 중국 투자 비중을 인도로 돌리겠다고 하고 있지만 CVC캐피탈, 블랙스톤 등 초기에 진입한 소수 PEF 말고는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모건스탠리PE가 한국 성과도 좋지 않다 보니 아예 아시아펀드를 인도펀드로 전환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PEF업계에선 한국 시장에서 장기간 고전 중인 글로벌PEF들에도 서울사무소의 역할이 인도로 대체되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간 투자처 발굴에 애를 먹는 데다 이규철 전 대표가 떠난 후 리더십 공백을 맞은 CVC캐피탈이 대표적이다. 다른 PEF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PEF들도 아시아펀드 중 인도 투자 비중을 50% 이상까지 늘리고 있다"며 "워낙 인도 시장 수익률이 좋다 보니 한국 사무소의 입지가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