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택배기사 강제 휴식' 추진에…청년 법조인들 "위헌" 지적

입력 2026-02-02 13:33
수정 2026-02-02 13:41

최근 국회에서 택배기사에 대해 명절·선거일 등을 '의무휴업일'로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청년 법조인 단체인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새변)'이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2일 새변은 보도자료를 통해 "택배기사의 휴식권과 참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법안의 취지에는 동감한다"면서도 "정부가 의무휴업일을 직접 지정해 강제하는 방식은 대한민국 헌법과 법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는 여당 주도로 국토교통부 장관이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에게 명절·선거일 등 일률적인 의무휴업일을 강제 지정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새변은 택배기사의 법적 지위가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라는 점을 꼽았다. 이들은 "헌법 제15조는 직업 활동의 내용과 시간, 방식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있다"며 "독립된 사업자인 택배기사에게 국가가 특정일의 영업 금지를 강제하는 것은 직업 수행의 자유에 대한 직접적인 제한"이라고 주장했다. 청년 택배기사들의 경제적 자구책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새변 측은 "일률적 휴업 강제는 하루 단위의 실질적 수입 박탈로 이어진다"며 "경제적 여건이 녹록지 않은 청년 기사들이 본인의 상황에 따라 쉬는 날을 선택할 수 있도록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의 무리한 유추 적용과 형평성 문제도 지적했다. 새변은 "근로자 보호를 전제로 한 법정 휴무 개념을 개인사업자에게 강제하는 것은 법 적용 범위의 명백한 일탈"이라며 "밤낮없이 일하는 택시 기사, 식당 자영업자, 편의점주 등 다른 개인사업자들과 비교했을 때 택배기사에게만 휴업을 강제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특히 택배가 청년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등에게 필수적인 '공공재'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강제 휴업이 소비자 선택권을 중대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새변은 "휴식은 '강제'가 아니라 '선택'이어야 하며, 자율 휴무 선택이나 추가 인력 투입 등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는 대안이 충분히 존재한다"며 "국회는 위헌 소지가 큰 규제 대신 실질적인 건강권 보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