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그래미 "아파트" 떼창으로 달궜지만…'무관' 아쉬움 [종합]

입력 2026-02-02 13:59
수정 2026-02-02 14:12


그룹 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한 곡 '아파트(APT.)'로 미국 최고 권위 대중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 본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아파트'는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수상에 실패했다.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고 영예로 꼽히는 본상(제너럴 필드)에 해당하는 부문은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최우수 신인상 4개 부문이다.

이번 시상식에서 로제의 '아파트'는 '올해의 레코드'에 '올해의 노래'까지 본상 2개 부문 후보에 올라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K팝 가수가 그래미 어워즈 본상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였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3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와 '베스트 뮤직비디오' 부문 후보에 올랐었지만 늘 고배를 마셨다.

'아파트'가 글로벌 히트에 성공했다는 점은 분명하나, 본상 후보들이 유독 쟁쟁했다. 로제는 '올해의 레코드' 부문에서 켄드릭 라마, 배드 버니, 레이디 가가, 사브리나 카펜터, 빌리 아일리시, 도치, 채플 론과 경합을 벌였다. 수상자로는 켄드릭 라마가 호명됐다.

'올해의 노래' 트로피를 두고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 레이디 가가의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도치의 '앵자이어티(Anxiety)', 배드 버니의 'DtMF', 켄드릭 라마의 '루서(luther)', 사브리나 카펜터의 '맨차일드(Manchild)', 빌리 아일리시의 '와일드플라워(WILDFLOWER)'와 경쟁했다. 수상의 영광은 빌리 아일리시에게 돌아갔다.

이 밖에 '아파트'는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이기도 했으나, 트로피는 영화 '위키드' OST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를 부른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돌아갔다.

무관에 그쳤지만, 로제는 'K팝 가수 최초 그래미 시상식 오프닝 무대', 'K팝 최초 제너럴 필드 후보', 'K팝 중 최대 후보 지명' 등의 기록을 썼다.

앞서 이날 로제와 브루노 마스는 시상식 오프닝 무대도 꾸몄다. 라이브 밴드의 신나는 연주와 함께 등장한 로제는 브루노 마스의 기타 연주에 맞춰 '아파트(APT.)' 무대를 시작했다. 무대 앞쪽에 있는 관중들은 흥겨운 멜로디에 점프하며 현장 분위기 즐겼고, "아파트" 가사가 반복되는 후렴에서는 우렁찬 떼창이 터져 나왔다.

로제는 무대를 뛰어다니며 자유롭게 춤을 췄고, 브루노 마스에게 가깝게 다가가 친밀하게 호흡했다. 볼 뽀뽀를 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사람이 같이 노래하면서 분위기는 절정으로 향했다.

팝스타들이 환한 미소로 무대를 바라보거나 '아파트' 가사를 흥얼거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빌리 아일리시가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무대가 끝난 뒤 로제는 브루노 마스를 힘껏 끌어안으며 만족감을 표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은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 부문을 수상했다. 해당 부문은 시각 매체를 위해 제작된 곡의 완성도를 평가해 송라이터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곡 작업에 참여한 이재(EJAE), 테디, 24, 아이디오(이유한·곽중규·남희동)가 그래미 수상자 타이틀을 얻게 됐다.

K팝 소속사 하이브가 미국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산하 게펜레코드와 함께 제작한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는 최우수 신인상 후보로, 이날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신인상 트로피는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점쳐졌던 올리비아 딘이 가져갔다.



한편 최고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앨범'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의 '데비 티라르 마스 포토스(DEBI TIRAR MAS FOTOS)'에게 돌아갔다. 스페인어로 이루어진 비영어 앨범이 그래미 어워즈 사상 처음으로 최고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음악 팬들의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이날 배드 버니는 '뮤지카 어바나 앨범' 부문 트로피도 거머쥐었다.

특히 시상식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단속 정책과 최근 잇달았던 총격 사건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는데, 배드 버니 역시 '뮤지카 어바나 앨범' 수상자로 호명된 뒤 "아이스(ICE) 아웃"이라고 크게 외쳤다.

그러면서 "우리는 야만인이나 동물, 외계인(alien·미국에서 불법체류자를 지칭하는 단어)이 아니라 인간이자 미국인이다. 증오보다 강력한 유일한 것은 바로 사랑"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