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25만여가구의 착공 시점을 1년씩 앞당기는 등 공급 절벽에 정면으로 대응하겠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조합원 지위 양도, 이주비 대출 등 작년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른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된다면 정부 방안보다 빠른 속도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협의회는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1·29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 시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와 국민의힘은 실질적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제도 개선 및 입법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으로는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재건축 및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완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양도 제한 시점을 기존 조합설립인가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로 변경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민간 정비사업의 법적상한용적률을 현행 대비 1.2배(120%)로 완화해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재개발의 경우 용적률 인센티브에 대한 임대주택 비율을 기존 50~75%에서 30~7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변에 충분한 공원·녹지가 조성된 경우 현금 기부채납을 허용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폐지하거나 단계적으로 완화하는 등의 방안도 논의됐다.
제도 개선 사항으로는 이주·매입임대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완화가 언급됐다. 이주비 대출은 정비사업에 꼭 필요한 한시적인 대출인만큼, LTV 70%를 적용해 이주를 독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를 위해 민간 매입임대 사업자의 LTV를 내년까지 70%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여당에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국토교통부·서울시가 참여하는 여·야·정·서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입법 및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2031년까지 한강 벨트(한강 인접 자치구) 19만8000가구를 비롯한 총 31만가구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한편, 정부와 서울시가 대립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및 태릉CC와 관련해 오 시장은 “실현 가능성보다 당장의 발표 효과에 집착한 숫자 맞추기식 공급 확대”라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본연의 목적인 서울 미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빠른 개발이 중요하다”며 “1만가구를 공급하기 위해 도시계획을 새로 짜는 등 2년 이상 지연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제시한 최대 공급물량은 8000가구다. 태릉CC는 과거 세계유산 영향평가에서 5000가구 이하로 조정을 받았던 만큼,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게 오 시장의 주장이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