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감량' 빠니보틀, 위고비 끊었더니…'대고비' 왔다 [건강!톡]

입력 2026-02-02 10:55
수정 2026-02-02 10:56
비만치료제 '위고비'로 10kg을 감량했던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다시 체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빠니보틀은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위고비 중단하고 다시 살 찌는 중"이라는 글과 함께 여행지에서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빠니보틀은 10kg 감량 당시보다 볼살이 오른 모습으로, 이전의 날렵한 인상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는 위고비 투약으로 체중을 줄였지만, 약물 중단 이후 다시 체중이 증가하고 있다고 직접 고백한 것이다. 위고비가 아닌 '대고비'라 불리는 요요 증상을 겪는 사례는 빠니보틀만의 일이 아니다.

실제 온라인상에서는 "약 끊으니 그대로 다시 찐다", "6개월에 12kg을 뺐는데 3개월 만에 10kg이 다시 쪘다", "식단과 운동 없이 약만 믿었다가 단약 후 요요가 너무 심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고비의 효과는 약을 먹는 동안에 한정된다고 설명한다. 위고비는 식욕을 억제해 포만감을 빨리 느끼게 하면서 체중 감량을 유도하지만, 이 과정에서 식습관과 생활습관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결국 체중은 다시 원상복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 의학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발표된 연구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샘 웨스트 박사팀은 과체중과 비만 성인 9341명을 대상으로 한 37건의 임상시험과 관찰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를 지난 8일 발표했다.

참가자들은 평균 39주 동안 비만치료제를 복용했고, 이후 약물 중단 후 평균 32주간 체중과 대사 지표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이 가운데 위고비,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약물을 사용한 참가자들은 다른 치료 방식에 비해 훨씬 빠르게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GLP-1 계열 치료제를 투약받은 이들은 평균 8.3kg을 줄였으며, 일부 신약 사용자만 따로 놓고 보면 감량 폭은 14.7kg에 달했다. 짧은 시간 안에 큰 폭의 감량이 가능했던 셈이다.

하지만 약물을 끊은 이후부터 체중은 반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만치료제 사용자 전체 기준으로는 한 달 평균 0.4kg씩, GLP-1 계열 신약 사용자들은 한 달 평균 0.8kg씩 체중이 늘었다. 이 속도라면 일반 사용자는 약물 중단 후 약 1년 7개월, GLP-1 사용자들은 1년 반 만에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반면 식이조절과 운동 중심의 행동중재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체중이 한 달 평균 0.1kg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약물 기반 치료보다 요요 현상이 4배가량 느리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또 감량 폭이 클수록 요요가 더 빠르게 찾아오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식욕과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던 약물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체내 기전이 짧은 시간 안에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급격한 체중 반등이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약물 감량 효과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약물 중단 이후 체중 유지 전략까지 함께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약물은 체중 감량을 도와주는 도구일 뿐이며, 이를 유지하려면 식습관과 활동량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 역시 "요요는 약물 중단 자체보다는 감량 후에도 기존 생활패턴을 유지한 데 원인이 있다"며 "체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운동과 식이조절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