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판 데몬 헌터스(케데헌)' 등에 대한 팬이 늘어나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 한국과 개인적인 인연이 전혀 없었던 미국인들도 한국어 배우기에 동참하고 있다.
NYT는 지난 31일(현지시간) K팝,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이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케데헌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골든'에 등장하는 한국어 가사의 의미를 분석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조회수 수백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골든 가사는 거의 영어로 돼 있지만 중간에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라고 한국어가 등장한다. 유튜브와 틱톡 등에서는 해당 한국어 가사의 발음과 뜻을 분석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와 높은 조회수를 달성하고 있다.
미국에 퍼진 '한류'는 한국어 공부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언어학습 애플리케이션(앱) 듀오링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한국어 학습자가 1년 만에 22% 증가했다. UC버클리, 아칸소대 등 여러 대학도 한국어와 한국문화 관련 강좌를 확대 중이다.
미국 현대언어학회(MLA) 보고서에 따르면 2016∼2021년 대학의 외국어 강좌 등록률은 16% 감소했다. 반면 한국어는 3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급증하는 한국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어학원들은 강사 채용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비영리 어학원 코리안 아메리칸 센터의 태미 김 사무국장은 NYT에 "우리의 한계는 오직 수용 능력뿐"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의 게임회사에 근무하는 미국인 브레킨 힙(35)은 은 현재 일주일에 약 6~8시간을 한국어 공부에 할애하고 있다. 힙은 아내와 넷플릭스에서 한국 게임쇼를 보며 한국 음식을 먹던 중 자막에 답답함을 느꼈다며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안다면 훨씬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NYT에 전했다.
메릴랜드주의 한 고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밥 허씨는 학생들이 입문 수업을 들어올 때 이미 기본 회화와 속어를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흑인 혹은 라틴계다. 그는 "학생들이 한국에서 자란 나보다 K팝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며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이제 내가 매일 K팝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공부를 하면서 한국 역사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듀크대에 재학 중인 엔젤 황(22)은 케이팝 팬들과 소통하려고 고등학생 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했다. 대학에서는 한국어를 부전공했고, 서울에서 진행된 해외연수 프로그램에서 탈북민들과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황은 "솔직히 케이팝과 한국 매체에 빠지지 않았다면 아마 전혀 다른 길을 걸었을 것"이라고 NYT에 이야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