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성장보다 내실 다진다...올해 EBITDA 기준 흑자 전환"

입력 2026-02-02 11:01
수정 2026-02-02 11:25



"과거에는 회사 성장에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재무적 안정성을 달성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습니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작년보다 20% 이상 비용을 줄여 올해 말 현금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루닛은 지난달 30일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이에 서 대표는 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당 유상증자와, 앞으로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 유상증자, 주가 부양 위해 피할 수 없었다"루닛은 이번 유상증자의 목표를 '선반영된 리스크'의 해소라고 밝혔다. 루닛은 2024년 5월 171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볼파라 헬스(현 루닛 인터내셔널)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매출 규모를 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당시 발행한 전환사채의 조기 상환 청구 시기가 도래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상증자 자금이 자본으로 인식됨에 따라 루닛을 따라다니던 법인세차감전손실(법차손)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도 사라질 전망이다. 거래소 상장 규정에 따르면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 기준을 어기거나 매출 부진, 자본잠식 요건에 해당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서 대표는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전환사채 상환 시기가 도래하는 것에 대한 언급이 계속되는 것을 느꼈다"며 "이 같은 풋옵션 리스크나 선반영된 리스크를 없애지 않으면 주가가 저평가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해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조달자금 중 985억원을 전환사채 풋옵션에 대응하는 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전체 물량의 50%를 상환 또는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해 재무 리스크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조달자금 중 1125억원은 연구개발(R&D)과 해외사업 확장 같은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사용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현성 루닛 CFO(최고재무책임자, 상무)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후 발생하는 실권주(청약 미달 주식)를 주관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잔액 인수하기로 했다"며 "다만 주가가 떨어지면 조달 금액이 목표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된다면 풋옵션 상환 금액은 그대로 유지하고, 운영자금에 사용하는 자금을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말 EBITDA 기준 손익분기점 반드시 달성"루닛은 최근 202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매출 83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24년 매출 542억원에 비해 53%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40-50%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서 대표는 이날 "올해 매출은 40~50%가량 키우고 비용은 20% 이상 줄이겠다"며 "이를 통해 연말 EBITDA 기준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루닛의 기존 목표는 2027년 EBITDA 기준 흑자전환이었으나, 이를 1년 가량 앞당겨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루닛은 202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연매출 83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024년 매출 542억원에 비해 53% 증가한 실적이다. 서 대표는 "올해도 볼파라(현 루닛인터내셔널)와의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돼 매출이 급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양사의 통합 유방암 검진 및 전주기 AI 솔루션의 신규 계약 건이 합병 이후 2025년 말 기준 380건을 돌파했고, 볼파라가 확보하고 있는 기존 계약의 누적 매출을 합치면 영상진단 부문 매출이 약 20~30%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루닛스코프 영역도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으며, 올해도 약 2~3배 이상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닛스코프가 처음 출시된 2023년 이후, 누적 억대 매출을 기록한 상대 제약사는 15개 이상, 누적 매출 10억원 이상 제약사는 5개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글로벌 빅파마 중 한 곳은 50억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 상무는 "50억원 이상의 누적 매출에 근접한 글로벌 제약사가 두세 곳 더 된다"며 "추상적인 예상치가 아니라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강조했다.

반면, 비용은 20% 감소할 전망이다. 루닛은 지난해부터 전체 인력의 15%를 감축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고 각종 비용을 효율화함으로써 올해 운영비를 전년 대비 20% 줄일 계획이다. 서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한 구조조정의 효과가 올해 재무제표에 확실히 반영될 것"이라며 "미래 투자에 대한 부분은 국가 과제 등을 통해 진행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회사가 목표하는 매출 증가와 비용 감소를 반드시 지켜 연말 무렵에는 현금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 대표는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루닛의 마지막 자본 조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